리안갤러리 대구가 옛 본관 자리에 신축 공간을 개관하고, 첫 전시로 이광호 작가의 개인전 'Initial End(처음의 끝)'를 선보이고 있다.
이광호 작가는 전선을 꼬거나 반복적으로 엮고 짜는 작업을 이어왔다. 전시는 시작(Initial)에서 끝(End)으로 향하는 사이의 아득한 간극을 끈질기게 메워 나가는 작가의 수행적 여정을 보여준다.
리안갤러리 관계자는 "전시명 'Initial End'는 시작과 끝이 서로를 맞물고 순환하는 '우로보로스'의 역설을 상징한다"며 "작가에게 작업 과정에서의 단절은 소멸이나 결핍이 아닌, 선의 단면을 다시 잇기 위해 매일 마주해야 하는 필수적인 통과 의례다. 매일의 작업 속에서 자신을 자르고 다시 잇기를 반복하는 수행의 결과물들은 용도라는 기능적 제약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그는 기존의 전선 작품뿐 아니라 공간을 압도하는 설치물부터 평면 회화까지, 다양하게 변주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거대한 구리판에 칠보 가루를 뿌려 가마에 구워낸 작업은 푸른 칠보의 물성을 독특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한편, 전통적인 재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작가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리안갤러리 관계자는 "뜨거운 가마 속에서 금속의 표면이 산화돼 벗겨짐에도 불구하고, 그 허물 아래 새로운 표면을 생성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은 사회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끊임없이 변모하며 스스로의 실존을 지켜내려는 작가 자신의 투명한 초상"이라며 "관람객은 전시장을 채운 이 매듭들 사이에서, 금속의 단단함 이면에 숨겨진 무른 떨림과 그 틈새에 고인 수행적 시간의 밀도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7월 25일까지 이어지며, 일·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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