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데는 견제받지 않은 채 책임성과 전문성이 떨어진 선거관리위원회의 총체적 한계가 노출된 결과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선관위원 상임화, 감사원 감사 법제화 등 사각지대를 보완해 다시는 참정권 침해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3일로 한 달째를 맞는 이번 선관위 사태의 첫 번째 도화선은 비상근인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체제에 있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실질 업무는 사무총장이 하고 위원장은 사후 보고를 받다보니 부실한 일 처리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 지침'은 위원장을 거치지 않고 사무총장 전결로 결정됐다. 다른 위원들도 1명만 상임이고 나머지는 비상임이어서 사무처 보고가 없으면 위원들은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식으로 운영됐다.
지방 선관위 역시 위원장을 관례상 법원장, 부장판사 등이 겸임하며 비상임으로 일해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고 미흡한 업무 파악, 위기 대처 능력 상실 등 한계가 노출됐다. 서울시·송파구선관위가 지선 당일 투표용지 부족 우려 목소리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은 이 같은 한계가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공정성과 중립성, 헌법상 독립기관을 무기로 견제받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핵심 업무의 허점만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과거 특혜 채용 논란,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전국 선거 시 휴직자 증가, '소쿠리 선거' 사태 등 갖은 문제에도 제대로 외부 감시를 받지 않았고, 조직 쇄신의 기회를 상실했다.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사하더라도 회계 감사 수준에 그쳤고, 선거사무 등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지 못해 '그들만의 세계'만 강화됐고, 결국 초유의 참정권 침해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 부정선거 의혹까지 낳으며 국민적 신뢰를 잃어가던 선관위가 직무감찰 사각지대에서 곪아가다 조직 존폐 위기를 자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선거 때마다 일선 현장 업무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인원을 동원해 사실상 '위탁선거'를 치러온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소수의 선관위 직원들은 관리·감독만 하고, 그마저도 선거철마다 휴가자가 늘어나는 등 느슨한 조직 분위기가 선거사무의 부실을 낳았다. 임시로 동원된 지자체 공무원에게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기대할 수 없으니 위기 대처 또한 원활하지 못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개혁 토론회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은 선거관리에 독립성을 준 것인데 이를 오독해 감시·견제받지 않는 기구가 됐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 송기헌 단장은 최근 회의에서 "직원들이 타성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던 방식을 고칠 수 있도록, 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집행조직을 감시·감독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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