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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전병용]작은 발상이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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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용 사회2부 기자
전병용 사회2부 기자

버려지는 참외들은 그야말로 골칫덩어리였다.

매년 장마철만 되면 낙동강에는 버려진 참외들이 둥둥 떠다녔다. 낙동강에 버려진 참외들은 썩어 강의 수질을 떨어뜨리는 등 환경문제로 지적됐었다.

경북 칠곡의 경우 450 농가가 350㏊에서 연간 1만톤(t) 가량의 벌꿀참외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 2위다. 이 가운데 칠곡군은 지난해 저가 참외 134t을 수매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장마철, 칠곡군농업기술센터 문종미 팀장과 이성희 주무관은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저가 참외를 보며 새로운 쓰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농민들이 정성껏 키운 참외를 버리는 대신 새로운 산업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참외 활용 아이디어를 공모사업으로 제안했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공모사업에 잇따라 탈락하면서 사업을 접을까 했지만, 지선영 칠곡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보완해 다시 도전할 것을 권유했다.

이런 끈질긴 노력 끝에 칠곡군은 2024년 8월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한 '2025 특산자원 융복합 기술지원' 사업 공모에서 지역 특산품인 참외를 활용한 사업의 적절성과 추진 기반·경쟁력·지속가능성 등이 높게 평가받아 선정됐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사업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개발 당시 제작이 가능한 업체를 섭외하기도 어려웠고, 친환경이 아닌 석유계열로만 제작이 가능해서 완전한 친환경 제품은 생산하기에는 상당한 애로사항이 많았다.

또 참외를 통째로 건조해 가죽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지만, 수분과 당분이 많아 원단의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하지 못해 실패의 연속이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공모사업이 성공을 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을 때 김재욱 칠곡군수의 뚝심이 연구진들에게 힘을 보태는 데 한몫을 했다.

연구진들은 참외 속은 축산 사료로 활용하고, 껍질만 건조·분말화해 식물성 원단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했다.

수십 차례 시행착오 끝에 참외 가죽 원단 개발에 성공했다.

2024년 10월 친환경 식물성 소재 전문기업과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12월 참외 가죽 원단 생산에 성공했다.

이를 활용한 가방과 카드지갑, 명함지갑, 펜케이스 등 첫 시제품도 제작했다.

참외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가죽(비건 가죽) 개발은 국내 첫 사례다.

상품성이 떨어져 버려지던 참외가 친환경 가죽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공무원들의 작은 발상이 참외의 변신을 이끌어 낸 것이다.

현장에서 시작된 작은 문제 의식은 농업 부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 적극행정의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올해 1월 국내 비건표준인증원의 비건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참외 함유율은 초기 4%에서 7%, 현재는 10%까지 높아졌다.

칠곡군은 국제 기준인 참외 함유율 23% 달성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제품군을 다양화해 자동차 내장재 등 친환경 산업 소재로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현재 지역 공방 '참예담'은 참외 가죽 제품을 제작해 북삼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등 4개 판매소에서 지난달까지 2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해 시장성도 입증했다.

앞으로 참외 비건가죽과 굿즈들이 유명해서 칠곡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거듭나, 경상북도를 넘어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하나씩 사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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