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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든 엔캐리 청산 우려…국내 증시 영향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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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0년물 금리 30년 만에 3%대…엔화도 강세
엔캐리 자금 최소 5000억달러…청산시 신흥국 자금 이탈 우려
"2024년과 상황 달라"…BOJ 긴축 속도·엔화 흐름 변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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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기금리가 30년 만에 3%대로 올라서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긴축과 엔화 강세가 맞물릴 경우 글로벌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일 장중 3%를 돌파한 데 이어 2일에는 3.015%까지 상승했다. 일본 10년물 금리가 3%대에 올라선 것은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3일에는 2.96%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30년 만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엔화는 장중 달러당 156.36엔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가장 강한 수준을 나타냈다. 다카타 하지메 BOJ 심의위원이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기민하게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추가 긴축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다.

일본 금리 상승과 엔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의 시선은 엔캐리 트레이드로 향하고 있다. 엔캐리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조달해 고금리 신흥국 통화나 글로벌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다. 일본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엔화까지 강세를 보이면 투자자들이 보유한 위험자산을 처분해 포지션을 축소할 유인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최소 5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련 자금이 급격히 청산될 경우 보유자산 매도가 이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외환·주식시장의 자금 이탈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엔캐리 포지션이 다시 상당한 규모로 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엔캐리 관련 일부 지표가 2024년 고점 수준까지 다시 확대됐다고 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달 초 일본 거주자가 해외 차입자에게 제공한 대출 잔액이 2024년 고점을 넘어섰고 외국계 은행 도쿄지점의 본점 대상 대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과거 엔캐리 청산 우려가 국내 증시를 흔든 사례도 있다. 2024년 7월 말 BOJ가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하고 추가 인상을 시사하자 달러당 160엔 수준이던 엔화가 140엔 수준까지 빠르게 강세를 보이면서 엔캐리 청산 공포가 확산했고 같은 해 8월 5일 니케이지수는 12.4%, 코스피는 8.8% 급락했다.

최근 엔캐리 청산 우려가 다시 부각되는 배경에는 BOJ의 긴축 기조와 일본 장기금리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BOJ는 지난 6월 정책금리를 기존 0.75%에서 1.00%로 25bp 인상한 뒤 7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최근에는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높아지는 모습이다.

일본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도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과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부담 등이 장기금리 하락을 제약할 것으로 봤다. BOJ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장기금리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재정 신뢰도가 회복되는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상황을 2024년과 같은 대규모 엔캐리 청산으로 연결하는 것은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와 달리 BOJ의 추가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인 데다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도 여전히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 현상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같은 리스크를 자극하기보다는 미국 국채금리의 단기 안정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가 단기적으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엔캐리 청산 위험을 가를 변수는 BOJ의 긴축 속도와 엔화 강세의 폭이라는 분석이다. BOJ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긴축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엔캐리 자금의 포지션 축소를 자극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장효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향후 일본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통화정책 긴축을 가속화할 경우 엔화 강세 압력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엔화가 가파른 강세로 전환될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 증시 및 원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와 엔화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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