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일치'와 '취임 후 3개월 내 당 지지율 10%포인트(p) 상승'을 공약으로 내걸며 당선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엄호 여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용 후보자를 끝까지 지키자니 각종 특혜·사당화 논란에 따른 2030세대 민심 이반과 당 지지율 하락이 우려되고, 일찌감치 방어 대상에서 배제하려니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를 여당 대표가 사실상 부정하는 모양새가 되는 탓이다.
김 대표가 세운 두 가지 목표가 임기 초반부터 충돌하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과 문제 해결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정일치'·'지지율 상승' 두 공약 사이에서 고심
민주당은 이미 용 후보자에 대한 공개 엄호에서 발을 뺀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원하는 발언을 쏟아낸 반면,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당내에서는 "용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용 후보자 지명은 청년 세대 대변은 물론 진보진영 연대의 상징성을 지닌 인선이었지만, 정의당 등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비판이 빗발치면서 당초 얻고자 한 정치적 효과 역시 희석됐다는 평가다.
최근 여론 흐름도 김 대표의 고민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인 40%로 내려앉았다.
특히 20대 지지율은 전주보다 6%p 떨어진 25%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도 역시 38%로 1%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5%p 오른 30%를 기록해 현 정부 출범 이후 격차가 가장 좁혀진 상황이다.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김 대표 역시 용 후보자에 대한 무조건적 옹호보다도, 일반 여론과의 균형점을 잡으려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그는 지난 3일 유튜브 '민주당TV'에 출연해 용 후보자 논란과 관련 "많은 우려와 비판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국민의 여러 목소리나 판단은 그 자체로 존중하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실상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 등에 대한 입장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용 후보자는 이른바 꼼수 절세 논란에 대해 전날 "통상적 정치활동"이라고 반박 입장을 내는 등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문제는 여기서 김 대표가 정부의 의사표시에 앞서 강경한 '손절' 행보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김 대표가 당권 도전 당시부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당정 일치'를 강조해왔던 탓이다.
용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8·30 개각에서 직접 낙점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총선에서 꾸렸던 '더불어비례연합'의 범여권 연대를 유지하겠다는 정치적 함의도 담겨있다. 여기서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정부에 지명 철회나 사퇴를 요구할 경우, 이는 당청 간 균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렇다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용 후보자를 계속 끌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용 후보자가 별다른 변화 없이 청문회까지 버틸 경우, 악화된 민심이 당과 당 지도부 리더십에도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龍 '거취표명' 요구하고 金은 무조건 지키는 전략 취할 가능성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막후에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직접 '낙마'를 요구하기보다는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용 후보자의 거취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 문제를 두고 이 대통령에게 재고를 요청한 데 이어, 개각 이후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나는 과정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집안 식구' 김승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방위 엄호를 펼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대한 야권의 공세를 '정치적 의혹 제기'로 평가절하하며 김 후보자에게 반박의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자가 이번 개각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데다, 다음달 새 형사사법체계 도입을 앞두고 법무부 장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 역시 민주당이 쉽게 물러설 수 없는 배경으로 언급된다.
김 대표 역시 김 후보자를 향한 공세에는 직접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혹 제기를 주도하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청문회에 관심 갖기보다 자기 청문을 하셔야 할 시간"이라며 "본인이 성찰해야 할 사안에 대해 성찰하지 않고 갑자기 총기 난사를 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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