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브레이크타임 없는 식당 추천해줘.'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이렇게 물으면 대구 중구 음식점 '가식'이 종종 추천 목록에 등장한다. '동성로 데이트 맛집', '소개팅하기 좋은 식당'처럼 조건을 바꿔도 마찬가지다. 가식을 운영하는 이영환(36) 대표는 지난해부터 AI가 자신의 가게를 찾아낼 수 있도록 자체 홈페이지에 메뉴와 가격, 영업시간부터 상황별 정보까지 쌓아왔다.
출발점은 광고비 부담이었다. 경기 침체로 홍보를 끊을 수는 없지만, 돈을 들인 만큼 매출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 대표는 AI와 자체 홈페이지를 활용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절반가량 줄였고, 최근에는 마케팅 직원 2명이 하던 업무도 AI로 대체했다. 비용은 줄여야 하지만 손님은 놓칠 수 없는 자영업자들에게 AI가 새로운 고객 유입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돈 주고 띄우는 대신 "AI가 우리 가게 찾게"
이 대표가 AI에 눈을 돌린 건 기존 온라인 광고의 비용 부담 때문이다. 블로그 체험단은 건당 10만~15만원가량이 들고, 무료 체험단도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콘텐츠 역시 팔로워 수 등에 따라 건당 25만~150만원까지 든다. 비용을 들여도 새로운 콘텐츠에 밀려 노출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도 고민이었다.
새로운 방법을 찾던 이 대표가 주목한 것이 생성형 AI였다. 지난해 ChatGPT 등에 '동성로 맛집', '대구 데이트 식당' 등을 물었지만 자신의 가게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AI가 가게를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고 보고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메뉴·가격·영업시간·주차 등 기본 정보뿐 아니라 소비자가 AI에 물어볼 법한 질문도 찾아 콘텐츠로 만들었다. '소개팅하기 좋은 식당', '브레이크타임 없는 레스토랑' 등 상황별 정보를 쌓고, AI 검색 결과와 홈페이지 유입 경로를 분석해 어떤 질문으로 손님이 들어오는지 살피며 관련 정보를 계속 보완했다.
현재 가식 홈페이지 유입 경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이어 AI가 세 번째다. 앞선 두 채널과 달리 AI 유입에는 별도의 광고비가 들지 않는다. 이 대표는 "돈을 들이는 채널을 제외하면 AI를 통한 유입이 가장 많은 셈"이라며 "광고비를 따로 쓰지 않아도 손님이 들어오는 새로운 통로가 하나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따라 제각각…그래도 '다음 검색창' 대비
AI를 통한 고객 유입 효과는 업종마다 차이가 있다. 대구에서 온라인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올해 2월 말부터 홈페이지 방문 경로를 분석하면서 ChatGPT 등 AI를 통한 유입을 확인했다. 6~7월 들어 증가했지만 최근 한 달간 100~150건으로 전체 방문의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극소수다.
김씨는 "네이버로 오는 고객은 이미 살 마음을 먹고 검색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AI로 오는 고객은 아직 '사러 온다'기보다 '둘러보러 온다'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메타 광고에 월 3천만원 안팎을 쓰고 있다. AI 유입이 아직 기존 광고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어서 광고비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AI 유입을 따로 살피는 건 향후 소비자의 구매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 때문이다. 김씨는 "앞으로는 상품을 찾는 것을 넘어 가격 비교나 구매 결정까지 AI가 거들 것으로 본다"며 "우리도 그 흐름에 맞춰 준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불황에 광고비 회수도 막막
AI 활용의 효과는 제각각이지만, 자영업자들의 AI 대응은 시작됐다. 배경에는 불황 속 광고비 부담이 있다. 소비가 위축돼 광고비를 매출로 회수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손님을 끌기 위한 홍보를 마냥 줄일 수도 없어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소상공인 1천명을 조사한 결과, 경영상 어려움으로 고정비 부담(43.4%), 경쟁 심화(25.4%), 마케팅 어려움(17.1%)이 꼽혔다. 특히 온라인 셀러의 39.2%는 마케팅·홍보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여기에 소비자가 가게와 상품을 찾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네이버나 구글 검색에서 얼마나 상단에 노출되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AI 답변에 자신의 가게나 상품이 포함되는 것도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됐다. 평소 AI로 식당이나 상품을 검색한다는 이유환 씨(29)는 "여러 사이트를 찾아보지 않아도 바로 추천해주고 링크까지 연결해줘 편하다"며 "식당뿐 아니라 상품을 살 때도 AI에 자주 물어본다"고 말했다.
아직 AI 유입 효과는 업체마다 엇갈리고 정보 관리에도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별도의 노출 비용 없이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선택지다. 불황 속 자영업자들의 생존 마케팅도 '검색 상위노출'을 넘어 'AI의 선택'을 받는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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