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가 열렸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민생(民生)보다 검찰개혁에 쏠려 있다. 형사사법체계 개편과 관련된 정부 시행령 개정안 때문이다. 반발도 야권이 아니라 범여권에서 터져 나왔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공소청 직제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이 '개혁 후퇴'라는 것이다. 일종의 내부 분열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다음 달 출범하는 공소청 검사 정원이 옛 검찰 정원 그대로인 2천292명으로 유지되고, 불송치 사건을 재검토하는 '사법통제부'도 신설된다.
조국혁신당은 '기상천외한 꼼수'라고 직격했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통제부는 모순' '사실상 상시 수사지휘'라고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수사·기소 분리 취지가 훼손될 것'이라며 가세했다. 검찰 수사 업무가 통째로 없어지면 인력도 최소 3분의 1은 줄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리다. 법무부는 공판 대응 인력이 부족해 현재 검사 정원은 유지해야 하고, 사법통제부 역시 국민 인권 보호와 피해 구제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한다.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우려한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9일 "기득권 관점에서 과도한 조직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국회 차원에서 살펴보겠다"며 서둘러 봉합에 나섰다.
앞서 형사사법체계 개편 과정에서도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로 국론(國論)은 분열됐고 첨예한 여야 대치로 국가적 혼란을 야기했다. 그런데 이번엔 검찰개혁을 둘러싼 정부-여권의 내부 갈등으로 또 민생이 뒷전으로 밀려날 지경이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 세력이 정책과 입법의 정점이어야 할 정기국회 첫머리부터 집안싸움으로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고물가·고금리, 경기 침체의 늪에서 신음하는 국민의 관심사는 검사 정원 몇 명 더 줄이느냐 늘리느냐가 아니다. 이미 입법예고된 시행령을 놓고 벌이는 정부와 여권의 내분(內紛)은 국민에게 한숨만 더할 뿐이다. 가뜩이나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검사 숫자가 민생 법안 심사보다 앞서야 할 사안인지 되물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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