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이달 중순 경북 문경의 한 가정의 매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기자는 문경시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4명과 함께 농암면 산골의 한 시골집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 한쪽에 가족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진 속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해 아빠와 엄마, 그리고 어린 하린이(9·가명)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2년 여전,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진 앞에 앉아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표정은 사진 속 가족의 모습과 너무나 달랐다.
말없이 앉아 있는 두 사람의 얼굴에는 깊은 피로와 걱정이 배어 있었다. 소규모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고령의 조부모에게 지금 가장 큰 걱정은 하나뿐이다. 아픈 며느리와 어린 손녀다. 하루도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 순간에 무너진 한 가정의 일상
행복했던 하린이 가족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하린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2024년 2월이었다. 40대 초반의 하린이 엄마는 집안 화장실에서 갑작스럽게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다. 혼자 있던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발견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날 이후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하린이 엄마는 중증 뇌병변 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 문경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중증 뇌병변 장애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신체적, 인지적, 감각적 또는 행동적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생기는 상태를 뜻한다. 하린이 엄마는 혼자 앉아 있는 것조차 어렵다. 대소변 처리도 보호자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가족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사랑하는 딸과 시부모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토록 애지중지 키웠던 어린 딸 하린이도 알아보지 못한다.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남편만 알아본다고 한다.
할머니는 딸 같은 며느리를 생각하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제발 며느리가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아요. 앉을 수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엄마가 언젠가는 나를 알아볼 거예요"
어린 하린이에게 엄마의 사고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었다. 하루아침에 엄마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엄마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던 평범한 일상이 사라졌다.
그 충격 때문인지 하린이에게 언어발달지연까지 나타났다. 꾸준한 언어치료와 교육적 관심이 필요하다. 하린이는 엄마가 자신을 다시 알아보는 날을 기다리면서 매일 엄마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아내가 쓰러진 뒤 남편 A씨 역시 자신의 삶을 내려놓다시피 했다. 아픈 아내를 돌보고 싶었지만 어린 딸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결국 타지로 나가 운송업에 종사하며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일거리가 크게 줄면서 수입마저 감소했다.
아내의 치료비와 간병비, 가족의 생활비에다 이미 늘어난 부채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돈을 벌기 위해 가족 곁을 떠나야 하지만, 정작 아픈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타지로 향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가족 곁을 지키지 못한다는 미안함이 동시에 그를 짓누르고 있다.
◆한 달 280만원…치료비는 가족에게 또 다른 벽
사고 직후 가족은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갔다. 하지만 매달 28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와 간병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아내를 살리고 치료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어떻게든 비용을 마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빚은 늘어났다. 결국 조금이라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내를 문경의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병원을 옮긴다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매달 발생하는 의료비와 간병비는 여전히 가족에게 큰 부담이다.
치료를 포기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계속 감당하기에도 가족의 형편은 너무 어렵다.
◆어린 손녀를 품에 안은 고령의 조부모
하린이는 현재 문경 농암면에 있는 조부모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2024년 4월 경기도에서 문경의 농암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엄마의 사고 이후 어린 하린이가 의지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가족은 고령의 조부모였다. 하지만 조부모 역시 젊지 않다. 만성질환을 안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건강을 돌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 손녀의 식사와 학교생활, 생활 전반을 챙겨야 한다.
할머니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하린이에게 별도의 방은 없다. 집안 한편에는 손녀를 위한 작은 책상 하나가 놓여 있다.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할머니는 손녀가 공부할 공간만큼은 마련해주고 싶었다.
집안은 할머니의 정성 어린 손길 덕분에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까지 가난한 것은 아니었다.오히려 손녀를 향한 조부모의 마음은 누구보다 컸다.
하지만 가족의 현실은 사랑만으로 버티기에는 너무나 가혹하다.어머니의 장기 치료와 간병과 아버지의 불안정한 소득. 늘어난 부채에다 조부모의 건강 문제. 그리고 어린 하린이에게 필요한 언어치료와 교육.
한 가족에게 장애와 질병, 경제적 어려움, 돌봄의 부담이 한꺼번에 겹쳐졌다. 사고 전에는 평범했던 가족의 일상이 이제는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일이 됐다.
◆"치료를 포기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치료비가 부담돼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어린 하린이의 발달에도 또 다른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아픈 엄마를 치료해야 하고 아이도 치료해야 하는 지금, 이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기적이 아니다.
하린이는 오늘도 엄마가 자신을 알아보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엄마가 언젠가는 나를 알아볼 거예요." 그 한마디가 이 가족이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가족이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고 있는 하린이의 작은 책상. 그 책상 앞에서 하린이가 계속 공부하고, 치료받고, 친구들과 웃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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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 의지 놓지 않는 한형석 씨에 2,421만원 전달
계속된 경제적 위기로 몸과 마음의 병까지 얻었지만, 건강만 회복한다면 작은 일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한형석 씨(매일신문 9월 8일 12면)에게 2천421만8천689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한미병원(신홍관) 50만원 ▷김승하 10만원 ▷이경희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2만원 ▷최정원 2만원 ▷김혜숙 1만5천원 ▷문민성 1만원 ▷박홍선 1만원 ▷조용인 5천원 ▷하정현 4천원 ▷'왕이신하나님이영석' 30만원 ▷'당진국가대표고기대박' 5만원 ▷'부지런히돕자' 3만원 ▷'우리가족파이팅감사' 1만원 ▷'잔액돕기' 844원 ▷'돕는게사는길이다' 200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캄캄한 현실 김수정 씨에 2,399만원 성금
몰아친 시련으로 빚더미에 가로막힌 삶을 살아가는 김수정 씨(매일신문 9월 15일 12면)에게 44개 단체, 96명의 독자가 2천399만6천22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이충곤재단 300만원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빛명상본부 6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윤남귀)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새화성약국(박경옥) 20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두드림정신과(정진영) 10만원 ▷법무사김태원사무소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연합광고(김천수)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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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사랑' 10만원 ▷'김민규안다겸' '피땀눈물(로지스올)' 각 5만원 ▷'석희석주' '이현박경아' 각 1만원 ▷'부지런히돕자' 8천원 ▷'꼭.힘내세요' 7천777원 ▷'이웃을돕고복받자' 5천원 ▷'잔액돕자' 956원 ▷'부지런히돕기' 764원 ▷'잔액돕자' 600원 ▷'당진국가대표고기대박' 541원.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만 발행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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