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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익힌 원리가 배움으로 이어진다…학교 교과와 연계한 대구 메이커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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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구메이커페스타' 대구 학교 30개교·부스 27개 운영
대구시교육청, 교과 속 원리 이해 중심 메이커교육 실천 방침

지난 19~20일 이틀간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19~20일 이틀간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해 ''상상 그 이상! 함께 MAKE IT!'을 슬로건으로 '2026 대구메이커페스타'가 개최됐다. 김영경 기자
지난 19~20일 이틀간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지난 19~20일 이틀간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2026 대구메이커페스타' 개최됐다. 대구시교육청은 그동안의 메이커교육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체험, 놀이, 배움이 결합된 총 27개 주제의 부스를 마련했다. 김영경 기자

인공지능(AI)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상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융합형 인재'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차원을 넘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구에서도 지난 2016년부터 '메이커(Maker)교육'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미래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커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과 사고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교육 방식이다.

정화중은 핵심 개념
정화중은 핵심 개념 '변화'를 중심으로 기체 압력 변화와 열팽창을 활용한 '에탄올 대포 만들기' 부스를 선보였다. 김영경 기자
대명중은 핵심 개념
대명중은 핵심 개념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유압을 이용한 인형 뽑기' 부스를 운영했다. 김영경 기자

◆단순한 체험 넘어 깊이 있는 학습으로

대구시교육청은 2018년 '상상에서 실현까지, 개념 기반 탐구로 미래를 만드는 교육'이라는 핵심 비전 아래 교내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에 나섰다. 이 공간은 학생들이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직접 무언가를 제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에는 대구형 메이커스페이스로 명명된 '상상제작소'가 도입됐고, 2020년에는 '대구시교육청 메이커교육 활성화 조례'를 통해 메이커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도 마련됐다.

학교 현장의 메이커교육 확산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는 지역 내 메이커교육 선도학교 및 실천학교 180개교를 운영하고 있다. 메이커교육 선도학교는 우수 사례를 발굴해 다른 학교에 전파하고, 실천학교는 메이커교육을 교과와 연계해 학생들이 일상 수업에서 메이커 활동을 경험하도록 돕는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구미래역량교육과정의 각론의 '핵심 개념'과 연계해 교과 속 원리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메이커교육의 중심축을 옮겼다.

그동안 체험 중심으로 결과물 제작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메이커 활동을 통해 원리를 경험하고 깨달으며 나아가 교과의 핵심 개념과 연계해 체험이 학교 수업과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메이커교육 탐구 과정도 ▷원리 알아보기 ▷관찰·탐색해 보기 ▷내 손으로 만들기 ▷나누기·실천하기 등 4단계로 체계화했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지난 19~20일 이틀간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린 '2026 대구메이커페스타'의 '스쿨존 부스'에서 전면적으로 적용됐다. 학교들은 문화·변화·상호작용 등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각각의 핵심 질문을 설정하고 메이커 활동을 통해 깨달음을 얻도록 수 있도록 부스를 운영했다. 특히 핵심 개념이 같은 부스들은 같은 색으로 표시해 다른 체험 일지라도 결국 같은 핵심 개념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참가자가 알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장서진(16) 대명중 학생은 "압력의 원리를 수업 시간에 배우긴 했는데 어렵고 재미가 없었다"며 "직접 손으로 만들면서 배우니 이해하기 쉽고 교과에 더욱 관심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체험이 끝난 이후 QR코드로 성찰지를 작성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무엇을 만들었는지 되짚어보는 과정을 넘어 참가자들이 원리를 다시 이해하고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까지 떠올려보도록 했다. 단순 체험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교과 원리와 핵심 개념을 실생활과 한 번 더 연결 지어보는 과정이다.

정원영 정화중 교사는 "지식이 차고 넘치는 AI 시대에 사고를 깊이 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학습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중에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중리초는 사회 교과의
중리초는 사회 교과의 '우리 지역 알기' 단원과 연계해 '우리 지역 캐릭터 도장 만들기' 부스를 운영했다. 김영경 기자
대구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체험이 끝난 이후 QR코드로 성찰지를 작성하는 절차를 통해 교과 원리와 핵심 개념을 실생활과 연결 지어보는 과정을 마련했다. 김영경 기자
대구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체험이 끝난 이후 QR코드로 성찰지를 작성하는 절차를 통해 교과 원리와 핵심 개념을 실생활과 연결 지어보는 과정을 마련했다. 김영경 기자

◆수업에서 배운 원리 적용해 탐구 확장

정화중은 기체 압력 변화와 열팽창을 활용한 '에탄올 대포 만들기' 부스를 선보였다. 학생들은 핵심 개념 '변화'를 중심으로 '압력과 열은 어떻게 에너지로 전환될까'라는 핵심 질문을 탐구했다.

우선 필름통, 나사못, 압전소자(압력·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 등을 이용해 대포 발사체를 직접 조립한다. 필름통에 에탄올을 넣고 손으로 감싸면 온도가 높아지며 에탄올이 기화되고, 이후 필름통에 연결된 압전소자 스위치를 누르면 열에 의해 필름통 내부 기체가 팽창하고 압력이 높아져 대포가 발사된다.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압전 효과'와 화학에너지가 열에너지·운동에너지로 전환되는 '상태 변화' 원리를 이용했다.

박정윤(14) 정화중 학생은 "과학 시간에 배우지 않거나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메이커교육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은 중2 교과서에 나오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미리 체험하며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명중은 메이커교육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핵심 개념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부스를 운영했다. 이들은 '압력은 어떻게 전달되어 시스템을 움직일까'를 핵심 질문으로 삼아 기체와 액체가 압력으로 상호작용하며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힘을 전달하는 과정을 탐구했다.

학생들은 모터가 아닌 유압(물·기름에 압력을 가해 동력 기계를 작동하게 하는 일)을 이용한 인형 뽑기 기계를 만들어 주목을 끌었다. 네 개의 주사기를 밀거나 당기면 유체 압력으로 인해 뽑기 크레인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원리다. 참가자들은 보통의 인형 뽑기처럼 목표물을 설정해 주사기들을 번갈아 밀고 당기며 집게로 물체를 집어올렸다.

이기돈 대명중 교사는 "인형 뽑기는 원래 모터로 움직이는데 금속 레일과 주사기로만 움직일 수 있도록 학생들과 모형을 직접 만들었다"며 "과학 압력 단원에서 배운 이론을 실생활에 적용하며 학생들이 배운 내용이 쓸모가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메이커 활동을 설계했다"고 했다.

중리초는 사회 교과의 '우리 지역 알기' 단원과 연계해 '우리 지역 캐릭터 도장 만들기' 부스를 운영했다. '지역의 특징은 어떻게 상징을 통해 문화로 자리 잡을까'라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은 사과, 섬유, 팔공산 등 대구의 상징을 떠올리고 직접 그림을 그려 도장을 만들었다.

김가인(11) 종로초 학생은 "대구를 대표하는 새가 독수리인 줄 처음 알게 됐다"며 "독수리 도장을 직접 만들어보며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대구 메이커교육은 이제 '무엇을 만들었는가'를 넘어 '그 안의 원리를 얼마나 깊이 이해했는가'를 묻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메이커교육을 학교 교육과정과 촘촘히 연계해 AI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융합적 문제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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