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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 시행에 구속기간 '6개월' 그대로…법조계 "연장" vs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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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수사권 폐지로 재판 길어질 전망…구속기간 제한 손질 논의 본격화

검찰 수사권 폐지를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가운데 피고인 구속기간 연장 논의가 법조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권 폐지를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가운데 피고인 구속기간 연장 논의가 법조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2일 시행되면서 현행 심급별 최대 6개월인 피고인 구속기간을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법조계에서 불붙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를, 사법경찰관은 수사를 전담하도록 기능을 분리한 것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진 개정 형소법 체제에서는 판사가 법정에서 수사 기록을 일일이 따져야 하기 때문에 재판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1심 구속기간을 기본 2개월로 정하고, 2차례에 한해 2개월씩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해 1심 단계에서 최대 6개월간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재판이 끝나지 않으면 구속 피고인은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4년 구속 피고인에 대한 형사 합의부 1심 재판 6049건 중 11%(675건)가 6개월 이상 걸렸다. 특히 주요 사건이 몰리는 서울중앙지법은 평균 처리 기간이 192.3일에 달했다. 경제 사건이 집중되는 서울남부지법은 평균 167.2일, 서울서부지법도 평균 173일이 걸렸다.

현직 법관들 사이에서는 구속기간 연장 필요성이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사법정책연구원이 2023년 발간한 '법원의 구속기간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수사나 재판 단계에서 규범에 의한 구속기간의 제한을 별도로 두지 않는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해외 주요국도 구속기간을 별도로 제한하지 않고 사건 특성과 구속 필요성에 따라 제도를 운영한다. 같은 보고서에서 조사에 응한 법관 770명 중 723명(93.9%)이 현행 구속기간을 제한적으로나마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고, 111명(14.4%)은 구속기한 제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7월 31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법정에서의 증거조사와 재판 심리가 한층 충실해질 경우 심리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구속기간 제도로는 충실한 심리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조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구속기간의 합리적 조정이나 조건부 구속·석방제도 도입 등 인신구속 제도 개선도 함께 입법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나원 법무법인 삼현 변호사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수사와 기소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적잖을 테니 재판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경제범죄 등 쟁점이나 법리가 복잡한 사건에선 현행 구속기간 안에 재판을 끝내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속 기한을 적어도 1년까지 연장하되 보석 사유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재판 심리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구속기간 제한을 없애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서 적절치 않다"며 "보석 등 법관 석방 제도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구속 연장으로 해결해선 안 된다"고 했다. 재범 위험성, 피해자에 대한 위해 가능성, 추가 심리 필요성 등 예외적 구속 연장 사유를 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구속기간 연장에 앞서 재판 기간 자체를 단축할 방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승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현재 형사재판이 집중심리 원칙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일반 형사사건에선 공판 사이가 한두 달 또는 그 이상 벌어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관 증원이라는 선행 과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법관이 부족해 형사사건의 평균 처리 시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구속기간 제한제도를 완화하면 형사재판 지연이 더욱 만연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시의원 공천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면서 새 형소법 체제에서 증거인멸과 재범을 막기 위한 구속 상한 조정 논의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구속기간 연장이 현실화하려면 이미 과밀 상태인 국내 구치소·교도소 수용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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