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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재산 총조사 법제화…마당 낀 시유지 3천만원 이하면 수의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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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5년 주기 총조사 법제화…시범조사서 20조원 숨은 재산 고립·자투리땅은 입찰 없이 매수…대부료 2.5%, 체납 땐 매수 불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담장 안쪽 마당 한 귀퉁이가 알고 보니 시청 땅인 집이 있다. 옛 도랑이나 폐도가 지적도에만 남아 있다가 측량 때 드러나는 식이다. 이런 땅을 합법적으로 사들이거나 빌릴 길이 다시 열린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5년마다 전국 공유재산을 전수조사하도록 한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 20조원 숨은 땅, 5년마다 다시 센다

행정안전부는 2024년부터 2년간 공유재산 총조사 시범사업을 벌였다. 재산대장과 등기부, 지적공부를 맞춰 보니 어느 한 장부에서 빠져 있던 재산이 15만7천건 나왔다. 대장가격으로 약 20조원어치다.

전국 243개 지자체가 가진 공유재산 대장 539만건이 대조 대상이었다. 장부가 서로 맞지 않는 건이 160만건을 넘었고, 지난해 8월 기준 열에 여덟 넘게 정비를 마쳤다. 개정안은 이 작업을 5년 주기 상시 제도로 만들고, 행안부가 해마다 지자체별 관리 수준을 진단해 결과를 공개하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20조원 규모의 숨은 재산을 발굴한 성과를 바탕으로 공유재산 관리 체계를 법제화해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내 땅에 갇힌 공유지, 입찰 없이 살 수 있다

공유재산 매각은 경쟁입찰이 원칙이다. 다만 시행령 38조는 예외를 둔다. 내 땅에만 둘러싸여 고립된 폐도 같은 땅은 둘러싼 소유자에게 수의계약으로 팔 수 있다. 건축법상 분할제한면적에 못 미치는 자투리땅도 인접 소유자가 한 사람이면 마찬가지다. 예정가격이 3천만원 이하인 일반재산 역시 입찰 없이 매각할 수 있다.

지자체와 지분을 나눠 가진 땅도 대상이다. 사유지 지분이 절반 이상이고 면적이 작으면 수의매각이 되는데, 상한은 광역시 300㎡, 시 동지역 500㎡ 식으로 지역별로 다르다. 2012년 이전에 지은 건물이 깔고 앉은 공유지는 건물 바닥면적의 두 배 안에서 팔 수 있다.

조건이 있다. 도로나 하천 같은 행정재산은 그대로 팔지 못한다. 지자체가 행정 목적이 끝났다고 판단해 용도폐지를 해야 일반재산이 되고, 그 뒤에야 매각 절차가 시작된다. 행정 목적으로 쓰고 있는 땅이면 용도폐지 자체가 안 된다. 인접 소유자가 둘 이상이면 수의계약은 막히고 입찰에 부쳐진다.

파주시에서는 마당과 담장 안쪽에 옛 구거·도로 시유지 15㎡가 들어 있어 해마다 변상금을 내던 집이 지목폐지를 거쳐 수의매수를 신청한 사례가 있다. 담장 안 자투리 구거 때문에 건축 인허가가 막혔다가 용도폐지와 수의계약 매수로 합필한 사례도 행안부가 소개한 바 있다.

◆ 값은 감정평가 두 곳의 평균

헐값은 없다. 행안부의 2022년 지자체 공유재산 운영기준은 매각가격을 둘 이상의 감정평가업자 평가액을 산술평균해 정하도록 한다. 시세를 반영한 감정가가 기준이라 공시지가 수준에 사들이는 일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입찰과 수의계약의 차이는 국유재산 통계에서 드러난다. 김승원 의원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국유재산 입찰 매각은 795건으로 2년 전의 일곱 배였고, 그중 열에 여섯은 감정가를 밑도는 값에 낙찰됐다. 수의계약은 감정가 그대로 사는 대신 경쟁 없이 확보한다는 뜻이다. 국유재산은 매각대금이 3천만원을 넘으면 최장 5년 분납할 수 있다.

◆ 사기 어려우면 빌리는 길

매수 요건이 안 되면 대부가 차선이다. 시행령 29조는 같은 사람의 사유지에 포위된 공유지, 최소 분할면적에 못 미치는 자투리땅을 인접 소유자에게 수의계약으로 빌려줄 수 있게 했다. 토지 대부 기간은 기본 5년이다.

대부료는 재산가격에 요율을 곱한다. 주거용 건물이 들어선 땅은 연 2.5%, 경작용은 연 1%다. 지난 7월 시행령 개정으로 연 대부료 50만원 이하면 5년치를 한 번에 낼 수 있게 됐다.

◆ 모르고 쓰면 변상금 120%

허가 없이 쓰다 적발되면 정상 대부료의 120%를 변상금으로 낸다. 매수를 알아보다가 무단점유가 드러나면 최장 5년치 변상금을 한꺼번에 추징당할 수 있다. 변상금이나 대부료를 밀린 사람은 요건을 갖춰도 매수와 소유권 이전이 막힌다. 신청 전에 밀린 돈부터 정리해야 하는 이유다.

국유지는 절차가 다르다. 지자체가 아니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유재산법에 따라 관리하며, 무단점유 변상금이 대부료의 120%인 점은 같다.

◆ 어디까지 팔지는 아직 미정

숨은 재산 20조원이 모두 민간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행안부는 지자체 활용계획과 공공성에 따라 불하가 반려될 수 있다고 본다.

개정안은 이달 국회에 제출돼 정기국회 심의를 받고, 총조사 세부 방식을 담을 시행령 개정안은 다음 달 입법예고된다. 본회의 통과와 시행 시점은 상임위 일정에 달렸고, 총조사로 드러난 땅 가운데 어디까지 매각 대상으로 삼을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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