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로 월 100만원을 버는 서른 살 1인 가구가 있다. 지난해까지 이 청년이 받을 수 있는 생계급여는 12만원 남짓이었다. 일을 더 하면 급여가 깎이고, 월급이 조금만 오르면 수급에서 떨어지는 구조였다.
올해는 같은 조건에서 54만원을 받는다. 보건복지부가 1월부터 청년 근로소득 공제의 나이 상한과 공제액을 함께 올린 결과다. 자동차 때문에 탈락하던 2자녀 가구에도 문이 열렸다.
◆ 29세에서 34세로,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수급자가 일해서 번 돈의 일부를 소득에서 빼 준다. 일하는 사람이 일하지 않는 사람보다 손해 보지 않게 하려는 장치다. 일반 수급자는 근로·사업소득의 30%를 공제받는다.
청년에게는 공제가 하나 더 붙는다. 종전에는 29세 이하에게만 월 40만원을 먼저 빼 주고, 남은 금액의 30%를 다시 공제했다. 올해부터 이 나이 상한이 만 34세로 올라갔다. 청년기본법이 정한 청년 나이에 맞춘 것이다.
먼저 빼 주는 기본 공제액도 월 60만원으로 늘었다. 60만원을 뺀 뒤 남는 돈의 30%를 추가로 공제하는 방식은 그대로다.
◆ 월급 100만원 청년의 셈법
앞의 서른 살 청년에게 이 공식을 적용해 보자. 지난해 이 청년은 나이 때문에 청년 공제를 받지 못했다. 월급에서 일반 공제 30%만 빼 소득인정액이 70만원으로 잡혔다.
올해는 월급에서 60만원을 먼저 공제하고, 남은 돈에 추가 공제까지 적용한다. 소득인정액은 28만원으로 떨어진다.
생계급여는 가구별 기준액에서 소득인정액을 뺀 만큼 지급한다. 올해 1인 가구 기준액이 82만556원이니 이 청년이 받는 급여는 월 54만원이다. 지난해의 네 배가 넘는다.
◆ 2자녀에 7인승 카니발이 있어도
자동차는 기초수급 신청자가 가장 자주 걸리는 문턱이다. 차량은 원칙적으로 차값 전부가 그달 소득으로 잡힌다. 450만원짜리 차를 가진 가구는 월 소득 450만원으로 계산되는 식이다. 작은 차 한 대 때문에 탈락하는 가구가 적지 않았던 이유다.
예외가 있다. 배기량과 가액이 일정 기준 아래인 차는 집이나 예금 같은 일반재산으로 보고 월 4.17%만 소득으로 환산한다. 같은 450만원짜리 차라도 월 19만원 안팎으로 잡힌다. 차이가 스무 배를 넘는다.
다자녀 가구는 더 큰 차에 이 예외를 적용받는다. 7인승 이상이면서 배기량 2500cc 미만인 차가 대상이고, 차령이 10년을 넘었거나 가액이 500만원 아래여야 한다.
문제는 '다자녀'의 기준이었다. 종전에는 자녀가 셋은 돼야 했다. 올해부터는 둘이면 된다.
복지부가 든 사례를 보자. 두 자녀를 둔 C씨 가구는 450만원짜리 7인승 카니발(2151cc)을 몰았다. 지난해까지는 셋째가 없어 차값 전부가 소득으로 잡혀 수급에서 떨어졌다. 올해는 차가 월 19만원짜리 재산으로 계산돼 생계급여 39만원을 새로 받는다.
◆ 일반 승용차 기준도 이미 넓어졌다
다자녀가 아닌 가구의 승용차 기준은 2024년 말 고시 개정으로 먼저 손질됐다. 일반재산 환산을 받는 승용차의 배기량 상한은 1600cc 미만에서 2000cc 미만으로, 가액 기준은 200만원 미만에서 500만원 미만으로 올라갔다.
소형 승합·화물차도 가액 500만원 미만이면 같은 환산율을 적용받는다. 생업에 쓰는 승용차 한 대는 2000cc 미만이면 재산 산정에서 아예 뺀다.
◆ 역대 최대 인상 중위소득, 신규 수급 4만명
이 모든 셈법의 바탕인 기준 중위소득도 올해 역대 최대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7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을 649만4738원으로 정했다. 전년보다 6.51% 오른 수치이고, 1인 가구 인상률은 그보다 높았다.
생계급여는 중위소득의 32%까지 보장한다. 4인 가구 기준액은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어 207만8316원이 됐다. 1인 가구는 지난해보다 5만5000원 남짓 올랐다.
복지부는 중위소득 인상과 청년·자동차 기준 완화를 합쳐 약 4만명이 생계급여를 새로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생계급여 예산안도 지난해보다 6826억원, 8% 늘려 짰다.
◆ 35세 절벽과 500만원 문턱
남은 숙제도 있다. 청년 공제는 만 35세가 되는 순간 사라진다. 60만원을 먼저 빼 주던 공제가 일반 공제로 되돌아가면 급여가 한 번에 줄어든다. 시민단체와 복지 전문가들은 나이에 따른 '소득 절벽'을 지적한다.
자동차 기준도 마찬가지다. 배기량이나 가액이 기준을 조금만 넘어도 차값 전부가 월 소득으로 잡히는 구조는 그대로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가액 500만원이라는 선이 중고차 시세에 비해 여전히 엄격하다고 본다. 월급이 더 오르면 수급을 잃는 위험이 남아 있어 자립준비청년의 탈수급 유인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는 올해로 끝나는 제3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이어 2027~2029년 제4차 종합계획을 12월 확정해 공표한다. 공제와 자동차 기준을 다음에 얼마나 더 손질할지는 이 계획에서 가려진다.
청년 공제가 겨냥하는 20·3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지난해 9월 기준 25만3000여명이다. 10년 전보다 60%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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