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아이 손을 잡고 숲으로 간다. 단풍만 보고 오기엔 아깝다. 전국 국공립 수목원은 이맘때 숲해설과 열매 관찰, 목공 교실을 한 해 중 가장 촘촘히 돌린다. 가을 수목원 체험이 제철을 맞은 셈이다. 산림청에 등록된 수목원은 올해 6월 말 기준 74곳이다. 이 가운데 국립 4곳과 공립 38곳이 공공 숲 교실의 뼈대다. 권역별로 가을 주말 당일치기에 맞는 다섯 곳을 골랐다.
◆ 수도권, 광릉숲 원시림에서 산새 따라 걷기
포천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숲 한가운데 있다. 면적은 1,124ha, 식물은 6천500종이 넘는다. 광릉숲 전체 가운데 일반에 여는 구역은 100ha 남짓이지만, 아이와 걷기엔 충분하다.
입장료는 어른 1천 원, 어린이 500원이다. 만 6세 이하는 무료다. 해설사 15명이 상주하며 한 명이 20~30명을 무료로 이끈다. 광릉숲 생태탐방과 산새탐험 해설은 회당 15명 내외 현장 선착순으로 돌린다. 어린이정원에서 여는 키즈아카데미 문화체험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함께 받는다.
함정은 주차다. 주차는 하루 600대, 오전과 오후 각 300대로 묶여 있다. 차량 예약 없이 차를 몰고 가면 들어갈 수 없다.
◆ 경기 안산 바다향기수목원, 향나무 키링과 목걸이 피리
목공을 원하면 경기도립 바다향기수목원이 맞춤이다. 11월까지 초등생 가족을 대상으로 향나무 목공 키링과 목걸이 피리 만들기, 서해안 자생식물 숲해설을 상시 연다. 경기도 집계로 지난 한 해 숲해설에 3천171명이 참가했다.
수원 일월수목원은 24일 가을꽃축제에 맞춰 가을 목공 체험 놀이터를 하루 연다. 유료다. 다만 수도권 공립 수목원의 인기 주말 강좌는 예약을 열자마자 마감되는 일이 잦다. 예약 없이 간 가족은 자리를 얻기 어렵다.
◆ 충청권, 세종수목원 32m 온실과 100분 '바람다실'
국립세종수목원은 도심형이다. 65ha에 3천981종을 보존한다. 자랑은 사계절전시온실이다. 면적 약 1만㎡, 높이 32m로 국내 최대 식물온실이며 열대·지중해 식물 665종이 자란다. 비 오는 주말에도 갈 수 있는 숲 교실이다.
일반 입장료는 어른 5천 원, 어린이 3천 원이다. 만 6세 이하는 무료다. 가을특화해설 '바람다실'은 11월 6일까지 토요일에 개인 접수로 연다. 회당 100분 동안 가을 정원을 걸으며 오감으로 관찰하고 식물 이야기를 듣는다. 민가정원에서는 어린이가 파종과 재배, 수확을 직접 해 보는 생태 학습이 돈다.
이번 주말이 기회다. 사회적가치 나눔축제를 맞아 17~18일 이틀을 무료로 연다. 세종수목원의 한 관계자는 "가을이 깊어가는 전통정원에서 차와 음악을 즐기며 여유를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영남권, 봉화 백두대간수목원 10월 금~일 무료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5,179ha, 보유종 4천165종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10월 한 달 매주 금·토·일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호랑이숲길 예약 해설이 돌고, 매주 금요일엔 전문 해설사와 희귀 고산식물을 관찰하는 체류형 숲체험 '꽃별산책'이 있다.
24일에는 제4회 가든하이킹이 열린다. 외씨버선길과 금강소나무숲을 걷는 4~20km 3개 코스다. 아이와는 가장 짧은 코스가 적당하다. 이 수목원의 연간 방문객은 34만 명으로 봉화군 인구의 열두 배다. 포항 경북수목원도 해발 650m 고지에 있어 당일치기 고산 숲 체험지로 꼽힌다.
◆ 강원권, 정선 생태수목원 해발 700m 숲길
강원 정선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은 해발 700m 생태숲길에서 11월까지 주말을 포함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숲해설을 하루 여러 차례 돌린다. 전기카트 트래킹을 함께 운영해 어린아이나 보행이 불편한 가족도 오를 수 있다. 목공과 치유 프로그램도 있다.
강원도립화목원은 유아와 초등학생 가족에게 40분짜리 숲해설가 동행 생태 탐방 교실을 무료로 연다. 주말 정원은 회당 10~20명, 사전예약제다.
◆ 도토리는 줍지 말 것…단속 31일까지
가을 수목원 체험에서 가장 먼저 가르칠 것은 열매를 두고 오는 법이다. 산림청은 9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산림 내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동의 없이 수목원이나 산림의 밤·도토리를 가져가면 산림자원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도시공원이라도 꽃과 열매를 따면 과태료 5만원을 문다.
산림청의 한 관계자는 "산주의 동의 없이 임산물을 채취하는 것은 관행처럼 여겨질 뿐 명백한 불법행위다. 한 해 농사를 지어온 임업인에게는 생계가 걸린 문제다"라고 말했다. 숲길에서 도토리를 줍다 산림특사경 드론 감시에 걸려 처분을 받는 일이 잇따른다. 도토리와 밤은 야생동물의 겨울 먹이이기도 하다.
숲 교실은 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산림청 지표로 우리나라는 수목원 한 곳이 89만 명을 감당한다. 선진국의 두 배가 넘는다. 산림청이 지난해 4월 발표한 평가 자료를 보면 유아숲체험원은 2017년보다 258% 늘었고, 보행약자를 위한 무장애 나눔길은 149.6km까지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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