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는 10월, 뒷목이 뻐근하고 손가락 끝이 저려 오면 대개 담이 걸렸다고 넘긴다. 그런데 젓가락질이 자꾸 빗나가고 단추 채우기가 서툴어진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목뼈 사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 흔히 말하는 목디스크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로 이 병으로 진료받는 사람은 한 해 100만 명 수준이다.
◆ 찬바람에 굳은 목 근육이 신경 압박을 키운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의 환절기 척추 건강 가이드라인은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에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혈류가 떨어져 척추 신경 압박이 급격히 심해진다고 설명한다. 평소 디스크가 조금 밀려나 있던 사람이 이맘때 증상을 처음 느끼는 이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4~2018년 진료현황을 보면 환자는 50대가 전체의 29.6%로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으로 따지면 60대가 가장 높았고, 80대 이상 환자는 5년 사이 절반 넘게 늘었다. 목뼈의 퇴행이 쌓이는 나이대에 환절기 경직이 겹치는 셈이다.
◆ 고개 젖히고 머리를 누르는 스펄링 검사, 양성이면 디스크 유력
목디스크 자가진단에서 담 결림과 질환을 가르는 기준은 통증이 팔과 손가락까지 뻗어 가느냐다. 병원에서 쓰는 감별법이 스펄링 검사다. 고개를 아픈 쪽으로 젖힌 뒤 머리 위에서 아래로 지그시 눌러 팔 쪽으로 찌릿한 방사통이 생기는지 본다.
미국 물리치료및재활의학회지에 실린 2025년 메타분석에서 이 검사의 특이도는 92%였다. 양성이 나오면 신경근 압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다만 민감도는 53%에 그쳐 환자 절반은 음성으로 나온다. 음성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집에서 흉내 낼 때는 힘을 빼야 한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경추 골절이나 척수 압박이 심한 사람이 과도하게 누르면 신경 손상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림이 반복된다면 셀프 압박보다 진료가 먼저다.
◆ 양손 저림에 걸음까지 흔들리면 응급 신호
한쪽 팔이 아닌 양손이 함께 저리고, 젓가락질이 둔해지고, 걸음이 불안정하면 차원이 다른 문제다. 대한신경외과학회 지침은 이 경우 말초신경이 아니라 척수 자체가 눌리는 경추 척수병증을 의심하라고 본다.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심평원 사례집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다 젓가락질 장애와 보행 불안정이 생긴 뒤에야 척수증 진단을 받고 긴급 감압술을 받은 50대 환자가 나온다. 대한신경외과학회도 담 결림으로 오인해 온찜질과 마사지만 이어 가다 마비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를 경계한다.
◆ 열에 여덟아홉은 수술 없이 낫는다
반대로 대부분의 목디스크는 칼을 대지 않는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환자의 80~90%가 약물·물리치료·주사 같은 보존 치료로 호전된다고 안내한다. 보건복지부 급여기준도 추간판제거술은 원칙적으로 4~6주 이상 보존 치료를 한 뒤에 인정한다. 다만 진행성 마비가 있으면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이 기간 없이 즉각 수술을 요구한다.
보존 치료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부터 챙기면 부담이 줄어든다. 선택적 신경근차단술과 경막외 차단술은 급여 항목으로 1회 4만~10만원 선이다. 한방 복잡추나요법은 경추 디스크 환자에게 본인부담 50%가 적용되고 연 20회까지 급여된다.
반면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전액 본인 부담 비급여다. 건보공단은 수백만원대 비급여 고주파나 신경성형술을 권유받기 전에 급여 치료를 먼저 검토하라고 조언한다. 경추 MRI는 신경학적 이상이 확인된 중증 척수병증 진단에만 급여되고, 단순 목 통증 촬영은 비급여다.
◆ 도수치료는 7월부터 연 15회, 4만3850원 관리급여
가장 큰 변화는 도수치료다. 복지부 고시로 지난 7월부터 도수치료가 선별 관리급여로 바뀌었다. 수가는 병원 규모와 상관없이 4만3850원이고 본인부담률은 95%다. 환자가 내는 돈은 4만1658원으로, 공단이 보태는 몫은 얼마 되지 않는다.
횟수는 주 2회 이내, 연간 15회다. 수술이나 골절로 관절이 굳은 소견이 입증되면 24회까지 늘어난다. 도수치료 전에 2주 이상, 4회 이상 기본 물리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 심평원 사례에는 선행 물리치료 없이 당일 도수치료를 청구했다가 급여가 불인정된 경우가 있다.
한도를 넘긴 횟수는 비급여 청구도, 실손보험 보상도 안 된다. 대한의사협회와 관련 개원의사회는 본인부담률이 지나치게 높아 환자 체감 효과가 미미하고 횟수 제한이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 신경차단술 진료비 3조 돌파, 11월 집중심사
관리가 강화되는 배경에는 비수술 시술의 폭증이 있다. 건보공단이 집계한 2020~2024년 현황에서 신경차단술 진료비는 2024년 3조2960억원으로 5년간 세 배 넘게 뛰었다. 이 가운데 의원급 비중이 열에 아홉에 가깝다.
급여 기준상 신경차단술은 주 2~3회가 원칙이고 처음 15회를 넘기면 수가의 절반만 인정된다. 복지부는 11월부터 과잉 비급여 척추 시술 관리와 선별급여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심평원은 같은 시기 과다 청구 의원을 골라 집중심사와 실시간 모니터링에 들어간다. 12월에는 신경성형술을 관리급여에 넣을지 심의가 시작된다.
공단이 지난해 12월 낸 같은 현황 분석 자료에서 경추간판장애 등을 앓는 한 환자는 1년 동안 24개 기관을 돌며 신경차단술을 받았다. 횟수는 1124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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