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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풀고 가격 누르는 정부, 한은 총재의 경고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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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재정지출의 성장 효과가 제한적이고, 석유 최고가격제는 가격 왜곡과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소신(所信)을 밝혔다. 신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한 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며 이 같은 발언을 했다. 내수 진작과 양극화 해소를 내세운 재정 확대, 물가 안정을 위한 가격 통제에 대해 효과와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짚은 것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그러나 돈을 푼 만큼 경제가 성장하고 민생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신 총재는 연금·보조금 등 이전지출의 재정승수(財政乘數)는 0.2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전지출을 1조원 늘려도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는 2천억원 정도라는 의미다. 취약계층 지원은 필요하지만 성장과 양극화 해소 성과에 대한 엄격한 검증은 다른 문제다. 신 총재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겨냥해 일시적 재원으로 지속적 지출을 늘리는 위험도 경고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도 마찬가지다. 정유사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는 만큼 결국 국민 부담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늘어난 미래 재원으로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다시 이를 통해 재정 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 전략"을 강조했다. 그러나 재정지출을 늘린다고 성장과 세수가 저절로 늘지 않는다. 누적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에 짓눌린 프랑스 정부가 증세와 지출 억제에 나서자 교육·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와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한국도 당장의 재정 여력을 미래의 지출 능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예산 확대보다 지출 효과를 입증하고,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재원 확보가 가능한지 답해야 한다. 무분별한 재정 확대가 미래 세대에게 감당하기 힘든 청구서(請求書)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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