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온라인으로 번졌다. 소방공무원의 근무 강도와 처우를 문제 삼으며 '빨대가 맞다'고 주장하는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소방관을 과도하게 영웅시한다는 비판과 재난 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주장이라는 반박이 맞섰다.
지난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소방관들은 빨대가 맞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소방공무원이 출동하지 않는 시간에는 업무 강도가 낮고 처우는 상대적으로 좋다며, 국민이 소방관을 영웅으로 대하는 문화를 비판했다.
A씨는 "교순소(교정·순경·소방직) 중 유일하게 소방공무원만 내근직을 기피하는 직종인데 출동 없으면 날로 먹는 거"라며 "소방공무원만 추앙받는 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친구가 소방관이라고 밝힌 A씨는 근무 전날 PC방에서 밤을 새우며 게임을 하다가 출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내 친구 소방관인데 출근해서 잠자려고 피방(PC방)에서 날밤까다 출근한다"며 "솔직히 배 아파 죽겠고 국민 눈과 귀를 가리고 바보 취급하는 거다"라고 적었다.
야간근무 중 충분히 쉴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A씨는 "소방관들 야간(근무)하면 거의 꿀잠자고 퇴근하는데 나보다 연봉 2배 가까이에 영웅 대접 받는다"라고 썼다.
이 게시물의 댓글에는 화재 출동의 상당수가 작은 연기나 불을 확인하는 수준이라는 주장도 담겼다.
한 댓글 작성자는 "지방은 말할거도 없고 서울에서도 출동하는게 뭔지 아냐. 그냥 작은 연기, 작은 불로 출동하는 게 99%임. 작은 연기만 나도 수십대 출동하더라"고 적었다. 글쓴이는 "정확합니다"라고 답하며 세금 낭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덧붙였다.
또 다른 댓글 작성자는 소방 화재진압 업무에 대해 "소방 화재진압쪽은 365일 중에 360일 자다 퇴근이지"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화재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는 실제 불길의 규모와 건물 내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초기 대응을 소홀히 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한 이용자는 "작은 연기가 보일 뿐이지 막상 안에서 보면 큰 화재일지 어떻게 아느냐. 그렇다고 소방차 한 대만 왔는데 막상 화재 규모가 크면 다른 차를 부르기도 전에 불이 더 퍼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박했다.
다른 이용자는 "상가 내부에 작은 불이 나더라도 내부 자재나 인화성 물질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관내 차량이 모두 출동하는 것이다. 업무가 없는 것이 아니라 훈련이나 다른 업무를 하다가도 출동 요청이 오면 중단하고 현장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규모 파악이 불가능하니까 선제 대응하는 것이다. 소방차 한 대만 갔다가 화재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구조해야 할 인원이 수십 명 이상이면 대응할 수 있겠느냐"며 "구급차, 공작차, 지휘차, 펌프차, 탱크차는 역할이 각각 다르다"고 주장했다.
다른 댓글 작성자는 소방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상황을 거론하며 소방 대응 체계를 비판하는 주장을 반박했다. 소방관의 업무는 출동 횟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으며, 재난 현장의 위험성과 대응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도 나왔다.
소방관의 위험성과 처우를 둘러싼 논쟁도 벌어졌다. 한 이용자가 소방공무원은 처우가 좋은 데다 고생도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영웅 대접까지 받는 것이 불만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자, 다른 이용자는 "올해만 화재 현장에서 순직자 네 명인데 안 위험하고 처우 좋고 고생 안 한다는 무슨 기준이야?"라고 반문했다.
소방관을 영웅으로 대하는 문화가 다른 직군의 열악한 처우를 가리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왔다. 한 댓글 작성자는 "일반 노동자 군인 처우가 안 좋으면 그들 처우를 우대하면 되지"라며 소방관을 낮춰 평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데 의문을 나타냈다.
◇불길보다 무서운 직업병…10년간 '위험직무 순직' 35명·'일반순직'은 2.5배
소방공무원의 순직·부상 통계에서는 실제 재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도 확인된다.
소방청이 운영하는 순직소방관추모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2015~2024년 소방공무원 공사상자 등 현황'에 따르면 10년간 위험직무 순직자는 모두 35명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3.5명이다.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3조는 위험직무 순직을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숨진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소방공무원법 제14조는 '화재 진압, 구조구급 및 교육훈련 중 사망한 경우'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위험직무 순직자를 유형별로 보면 화재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구조 6명, 생활안전 5명, 항공 5명, 교육훈련 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위험직무 순직은 직무 수행 중 고도의 위험을 감수하다 사망한 경우를 뜻하며, 집계된 사망 유형에는 화재 진압과 구조 등 현장 활동이 포함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위험직무 순직자가 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해 10월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손가락 절단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청 헬기가 바다에 추락하면서 탑승 중이던 구급대원 5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위험직무가 아닌 업무로 사망한 경우는 일반 순직으로 분류된다. 같은 기간 일반 순직자는 86명으로 위험직무 순직자보다 약 2.5배 많았다. 유형별로는 암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살 27명, 심뇌혈관질환 21명 순이었다.
자살의 경우 순직으로 인정받지 않은 인원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더 커진다. 2015~2024년 소방공무원 자살자는 모두 134명으로, 연평균 13.4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순직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집계한 자살자 수다.
부상으로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소방공무원도 적지 않았다. 공상 승인자는 2015년 409명, 2016년 511명, 2017년 657명, 2018년 823명, 2019년 818명, 2020년 1004명, 2021년 933명, 2022년 1080명, 2023년 1334명, 2024년 1445명으로, 10년간 총 9014명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구급 활동 중 부상을 입어 공상 승인을 받은 경우가 1975명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인원은 1788명이었다. 교대근무와 장비 점검, 출장, 행정업무, 당직 등을 포함한 일상 업무 중 다친 인원도 1195명으로 집계됐다.
공상 승인자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1000명을 넘어섰다. 다만 공상 승인 통계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사례를 집계한 것으로, 실제 부상자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방공무원의 공상 승인율이 50%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부상 규모는 승인 인원보다 2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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