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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현실을 소설로 뒤집다…국립극단·대구문예회관 신작 '소설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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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이민자 전낙청의 실제 삶과 글쓰기 조명
고영범 작가 신작…앙상블 배우에 지역배우 2명
올드팝·재즈·민요 넘나드는 음악…극중극 형식도
11월 25~29일 대구문예회관 팔공홀 무대

연극
연극 '소설의 목적' 홍보 사진. 대구문화예술회관·국립극단 제공

1903년 미국으로 건너간 전낙청은 가난과 차별 속에서 혹독한 이주 노동자의 삶을 살아간다. 아내 루스를 먼저 떠나보내고 아이들마저 고아원에 맡긴 채 카페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며 버텨내던 그는 한글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현실에서는 차별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그의 소설 속 한국인 청년 '잭'은 미국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온갖 사건을 통쾌하게 해결해 나간다.

1세대 이민자 전낙청의 삶과 그가 현실을 견디기 위해 선택한 '글쓰기'를 무대로 옮긴 연극 '소설의 목적'이 11월 25일(수)부터 29일(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대구 관객과 만난다.

국립극단과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공동제작한 이번 연극은 근현대사의 시대적 상황과 그 안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다뤄온 고영범 작가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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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소설의 목적' 포스터. 대구문화예술회관·국립극단 제공

작품의 주인공 전낙청은 1900년대 초 하와이로 이민을 떠나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실존 인물이다. 사탕수수 농장과 철도 건설 현장 등을 전전하며 평생을 보냈고,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칠남매를 돌보며 노동과 글쓰기를 이어갔다.

연극은 1953년 봄, 팔순의 노인이 된 전낙청이 자녀 엘렌과 잭의 보살핌을 받으며 과거의 환영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에서 출발한다. 아내 루스와 조카 경무, 어린 자녀들을 비롯한 과거의 인물들이 그의 기억 속에 등장하면서 미국과 한국, 현재와 과거가 파편적으로 교차한다.

작품은 특히 전낙청이 삶을 버티는 방식으로 선택한 '글쓰기'에 주목한다. 자신은 물론 이민 2세들까지 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한글로 소설을 쓴다. 실제 전낙청이 집필한 소설 '구제적 강도'도 극중극으로 등장한다. 현실과 달리 소설 속에서는 한국인 청년이 백인들을 압도하며 활약한다. 이루지 못한 꿈과 현실을 뒤집고 싶은 욕망을 글 속에 펼쳐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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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소설의 목적' 캐스팅. 왼쪽 위부터 이윤재, 김정민, 권은혜, 장석환, 이주협. 국립극단 제공

고영범 작가는 제6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에어컨 없는 방'에 이어 이번에도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이민자의 삶을 들여다본다.

연출은 윤혜진이 맡았다.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전낙청의 고독을 시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극중극 '구제적 강도' 또한 소리꾼의 소리와 배우들의 움직임을 결합해 무성영화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음악 역시 미국의 올드팝과 재즈, 한국 민요를 넘나든다. 1950년대 미국의 시대상을 담은 '투나잇 유 빌롱 투 미(Tonight You Belong to Me)'와 인생의 허무와 이별의 정서를 담은 '수심가' 등이 한 작품 안에서 공존한다. 음악감독은 국악·세계 음악·연극 무대에서 활동한 박승원이 맡는다.

윤혜진 연출은 "이번 연극을 통해 전낙청이 켜켜이 살아냈던 하루하루를 한 페이지씩 펼쳐 보는 순간을 마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소설의 목적'은 국립극단이 지역 공연장과 함께 추진하는 공동제작 세 번째 작품이다. 2024년 대전예술의전당과 제작한 '십이야', 2025년 광주예술의전당과 함께한 '프랑크 앤 슈타인'에 이어 올해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손잡았다. 지난해 양 기관이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협업을 진행했으며, 오디션을 통해 앙상블 배우 7명 가운데 대구 지역 배우 2명을 선발했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에 열린다.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8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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