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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의 헌신, 이제 법정단체로"…자연보호 새 100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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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자연보호중앙연맹 중앙회장 "국민 신뢰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 이끌 것"
자연보호 실천운동의 역사, 전국 100만 회원의 힘

29일 대구 북구 자연보호중앙연맹 사무실에서 김용덕 자연보호중앙연맹 중앙회장이 법정단체 출범 이후 자연보호운동의 발전 방향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9일 대구 북구 자연보호중앙연맹 사무실에서 김용덕 자연보호중앙연맹 중앙회장이 법정단체 출범 이후 자연보호운동의 발전 방향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자연은 우리가 지켜야 할 원금이며, 우리 세대는 그 이자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1977년 시작된 대한민국 자연보호운동은 자연을 지키는 일이 일부 환경단체의 활동을 넘어 국민 모두가 함께해야 할 과제라는 인식을 확산해 왔다. 그 중심에는 사단법인 자연보호중앙연맹이 있다. 연맹은 1977년 10월 28일 창립한 이후 자연보호헌장 선포와 국제 환경단체와의 교류 등을 통해 범국민 자연보호운동의 기반을 다져왔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협의회와 230여 개 시·군·구 조직, 100만 회원을 바탕으로 산림·하천·해양 생태계 보전, 환경정화, 생물다양성 보호, 미래세대 환경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울릉도·독도 자연유산 보전운동과 전통마을숲 생태계서비스 평가, 식물 생육환경 관측조사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자연보호를 과학적 조사와 정책 제안으로 발전시키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연맹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쓰레기를 줍고 훼손된 환경을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연을 존중하는 문화를 일상에 뿌리내리고,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 환경문제에 국민이 함께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창립 48년 만인 지난해 법정단체의 법적 기반을 확보하면서 연맹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자연보호중앙연맹이 법정단체로 선정된 뒤 세운 기념비에 김용덕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연보호중앙연맹 제공
자연보호중앙연맹이 법정단체로 선정된 뒤 세운 기념비에 김용덕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연보호중앙연맹 제공

◆48년 만의 법정단체…제도적 기반 갖추다

자연보호중앙연맹에 2025년은 역사적인 해다. 1977년 창립 이후 전국 회원들의 자발적인 헌신으로 성장해 왔지만, 오랜 기간 법정단체 지위를 확보하지 못해 조직의 공익적 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자연보호운동의 역사와 전국적인 조직 규모에 걸맞은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은 연맹이 풀어야 할 오랜 숙원이었다.

법정단체 지위 확보는 단순히 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었다. 자연보호 활동의 공공성을 제도적으로 인정받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환경보전 사업을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관련 법률 개정이 추진됐고, 2024년 민홍철 의원과 김형동 의원 등이 각각 '자연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을 심사하고 대안을 마련했으며,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5년 10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같은 해 11월 11일 법률이 공포됐고, 2026년 5월 12일 시행되면서 연맹은 창립 48년 만에 법정단체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김용덕 중앙회장은 이 과정의 의미를 전국 회원들의 헌신과 연결한다. 법정단체 지정은 어느 한 사람이나 중앙회만의 성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현장에서 자연을 지켜온 회원들이 함께 이뤄낸 결실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법정단체가 되었다는 것은 국가로부터 특별한 권한을 얻었다는 의미보다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해 더 큰 책임을 맡게 되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29일 대구 북구 자연보호중앙연맹 사무실에서 김용덕 자연보호중앙연맹 중앙회장이 법정단체 출범 이후 자연보호운동의 발전 방향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식목일 변경운동에서 ESG 실천까지…환경정책 변화 이끌어

김 회장이 강조해 온 자연보호운동의 또 다른 축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정책과 국민의 실천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식목일 변경운동이다.

그는 2016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식목일 변경 세미나를 열고, 기후변화로 식물의 생육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나무를 심는 시기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대응한 식목일 변경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100만인 서명운동을 추진했고, 2017년 10월까지 서명을 모아 정부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단순한 기념일 변경을 넘어 기후변화에 맞춰 국가 정책도 능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사회적으로 환기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탄소중립과 ESG 실천운동으로 이어졌다. 2021년 강원도 대관령에서 산림청과 환경·복원단체들이 참여한 나무심기 행사에서 600그루를 심으며 '2050 탄소중립 생활 속 ESG 운동'의 출발을 알렸다. 이후 자연보호 활동을 환경정화와 나무심기에 한정하지 않고 자원순환, 친환경 소비, 생물다양성 보전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운동으로 확대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다.

연맹은 앞으로 전국 조직과 회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일회용품 줄이기와 자원순환, 친환경 소비 등 ESG 범국민 실천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임직원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환경보전 활동을 늘리고, 식물 생육환경 관측조사와 생태계서비스 평가 등 시민과학 기반의 조사·연구도 강화할 방침이다.

◆탄소중립 실천부터 금오산 역사기념관까지

연맹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보전을 중심으로 자연보호운동의 영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전국 회원들이 참여하는 식물 생육환경 관측조사와 생태계서비스 평가,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통해 현장 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환경정책 개선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자연보호운동의 역사를 계승하고 미래 환경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도 나선다.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인 경북 구미 금오산 일원에 자연보호중앙연맹 역사기념관과 전국 자연보호교육연수원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구상이다. 과거의 자연보호 정신을 기록하는 동시에 교육과 연구, 현장 실천이 연결되는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는 자연보호를 일부 단체의 활동이 아닌 국민 모두의 생활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업의 ESG 경영도 일회성 행사나 홍보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적인 환경보전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회장은 '사람은 떠나도 자연보호의 정신은 남아야 하고, 세대는 바뀌어도 자연을 지키는 실천은 이어져야 한다'며 '지난 48년의 실천을 미래 100년의 희망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9일 대구 북구 자연보호중앙연맹 사무실에서 김용덕 자연보호중앙연맹 중앙회장이 법정단체 출범 이후 자연보호운동의 발전 방향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건설인에서 환경운동가·생태문학가로

김용덕 회장은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상읍리 출신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던 1990년대 후반 자연보호운동에 뛰어들었다. 개발과 도시화로 자연이 훼손되는 현장을 지켜보던 중 파란 조끼를 입고 묵묵히 쓰레기를 줍는 회원들의 모습에 감동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경북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생물학과 생태환경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2002년과 2003년 자연보호중앙연맹 대구광역시협의회장을 지냈고, 2016년 중앙회 사무총장과 부총재 등을 거쳐 2024년부터 중앙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식목일 변경 세미나와 100만인 서명운동을 비롯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환경정책 개선을 제안해 왔다. 2021년에는 '2050 탄소중립 생활 속 ESG 운동'을 추진하며 자연보호운동의 영역을 넓혔다. 환경보전과 사회공헌 활동의 공로로 환경부장관 표창과 국민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환경운동의 철학은 문학으로도 이어졌다. 2021년 계간 '시와늪'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고, 2023년 '산림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바다에서 멈춰버린 우리'와 수필집 '소리 없는 풀잎의 말'을 펴내 자연과 생명,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해 왔다.

현장에서 자연을 지키는 일이 생명을 위한 실천이라면, 문학은 그 생명의 목소리를 사람들의 마음에 전하는 또 다른 실천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자연보호헌장의 정신인 '이 땅을 아름답게 가꾸어 길이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약속을 되새기며, 법정단체 시대를 맞은 연맹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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