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전의 독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낭독이 대세였습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속담처럼 방 안에서 홀로 책을 읽어도 글 읽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인쇄술의 발달로 책이 대중화되면서, 독서는 소수가 아닌 다수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현대인의 대부분은 책을 읽을 때 묵독합니다. 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 글을 읽는 것입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독서의 맛을 알려주는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말하듯 읽기는 내 목소리를 찾는 일
최근 소리 내어 읽는 낭독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리 내어 읽기의 힘'(임미진 지음)은 집중력, 기억력, 표현력을 높이는 최고의 훈련이 낭독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성우 출신의 저자는 목소리에 생각과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일을 해 온 전문가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발음과 호흡이 정확한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낭독이 이들 전문가의 영역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목소리의 좋고 나쁨을 떠나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소리 내어 읽음으로써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도록 도와주며, 독서를 더 깊고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 어떤 점이 좋은지 다양한 측면에서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말하기의 기본 훈련이 되고, 타인과의 소통 연습이 되며,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외로울 땐 자기 내면에 충만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줍니다. 책을 읽다 보면, 당장 어떤 책이라도 꺼내어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충동을 일으킵니다. 필사가 손으로 읽는 꼼꼼한 독서라면, 낭독은 몸으로 읽는 촘촘한 독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묵독과 음독, 낭독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묵독은 독서의 여러 가지 방법의 하나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분량을 읽어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음독입니다. 음독은 소리 내어 읽는다는 점에서 낭독과 같지만, 낭독은 '듣는 사람(청자)'을 염두에 둔다는 점이 차이가 있습니다. 낭독은 듣는 사람이 있기에 '국어책 읽듯'이 아닌,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읽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낭독은 책 속에서 '말하는 사람(화자)'의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면서 읽어 나갑니다. 설혹 낭독을 듣는 이가 '나 자신'뿐이더라도 말입니다.
말하듯 읽기 위해서 어떤 연습을 하면 좋은지, 읽기의 적정한 속도와 띄어 읽기 연습법, 장르별 화법과 읽기를 위한 실전 연습까지 수록하고 있습니다. 눈과 머리만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온전히 사용하는 소리 내어 읽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독서의 새로운 맛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소리 내어 읽는 고전의 재미
영원한 고전 '어린 왕자'(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는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여러 변곡점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기에, 여러 번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청소년기에는 많은 책을 접하는 다독도 중요하지만, 한 권의 좋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것도 독서의 깊이를 더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어린 왕자'는 많은 출판사에서 출간하여 다양한 번역본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그중에서 '낭독, 어린 왕자'는 낭독 전용으로 나온 책으로, 끊어 읽을 수 있도록 문맥에 맞게 줄 바꿈이 되어 있습니다. 후루룩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속도와 끊어 읽기를 통해 책의 내용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나의 목소리를 통과한 문장은 더 감각적이고 섬세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고전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재해석 되듯 '어린 왕자'를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한 '애린 왕자', 전라도 사투리로 번역한 '에린 왕자', 강원도 사투리의 '언나 왕자'가 있습니다. 특히 '애린 왕자'는 경상도 사투리 발음에 충실한 표기로,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입말로 소리 내어 읽을 수 있어 책 읽는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평소 내가 알고 있는 책을 낯설게 읽게 되면서 책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게 합니다.
소리 내어 읽기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되며, 내 목소리로 나와 소통하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소리 내어 말하는 가운데 등장인물은 살아 숨 쉬고, 작가의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집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책을 꺼내어, 소리 내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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