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와 농산어촌 의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보건복지 정책을 예방·통합돌봄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경로당과 보건진료소를 지역 돌봄 거점으로 개편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복지 위기가구 조기 발굴에 중점을 뒀다.
3일 경북연구원이 발간한 'CEO 브리핑' 제775호에 따르면 안성조·이재필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북 고령인구 28.7%, 이제는 보건복지의 해법을 바꿀 때'를 주제로 경북형 보건복지 정책의 4대 방향과 4대 선도사업을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경북의 빠른 고령화와 의료인력 감소에 따른 보건복지 체계의 한계에서 출발했다. 지난 9월 기준 경북의 65세 이상 인구는 71만3천916명으로 전체의 28.7%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22.1%)보다 6.6%포인트 높다. 의성군은 고령인구 비율이 50.4%로 주민 절반이 노인이며, 도내 8개 시·군에서 이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반면 의료인력은 줄고 있다. 경북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2.3명으로 전국 평균(3.2명)에 못 미친다. 공중보건의사 배정 인원은 2022년 285명에서 올해 97명으로 65.9% 감소했다. 공보의가 상주하지 않는 보건지소도 211곳에 달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돌봄 수요도 과제다. 지난해 말 기준 경북의 1인 가구는 46만6천174가구로 전체의 39.6%를 차지했다. 2024년 고독사 발생 건수는 162건이다. 신체적·경제적 지원을 넘어 정서적 돌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연구원은 ▷일상의 복지 ▷권리로서 복지 ▷정서까지 복지 ▷어디서나 복지를 4대 정책 방향으로 설정했다. 위기 발생 이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강관리와 돌봄, 영양, 안부 확인을 생활권에서 통합 제공하자는 구상이다.
이를 실현할 선도사업으로는 통합 보건복지 컨트롤타워 구축, AI 기반 복지 플랫폼 '누리소' 운영, '보건진료소 3.0' 스마트 전환, '생활복지 스테이션' 조성을 제시했다.
특히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공동식사와 건강관리, 정서지원이 결합된 복지 거점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보건진료소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만성질환 관리와 비대면 진료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산간·오지에는 이동형 보건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연구원은 올해 제도적 기반 마련을 시작으로 2027~2028년 시범사업을 거쳐 2029년 이후 도내 전역으로 확대하는 단계별 추진계획을 제안했다. 다만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관련 조례 정비와 안정적인 재원 확보, 도와 시·군 간 복지사업 조정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연구원 관계자는 "경북은 고령화 속도에 비해 의료·돌봄 인프라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의 사후 지원 중심 복지정책에서 벗어나 주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관리와 돌봄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지역 밀착형 통합복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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