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접근금지 명령 위반 등을 감시하는 전자발찌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나거나 착용한 상태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이 반복된 가운데, 이번에는 스토킹 가해자가 전자발찌를 충전하지 않아 작동을 멈추게 한 뒤 흉기난동을 예고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전자발찌가 범죄자를 감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 범행을 예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발찌 방전시킨 50대…청와대·경찰청 흉기난동 협박
서울 종로경찰서는 2일 스토킹 가해자에게 부착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방전시켜 작동을 멈추게 한 혐의로 5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스토킹 사건으로 법원에서 전자발찌 부착 잠정조치 결정을 받은 상태였다. A씨는 지난 1일 서울동부보호관찰소 관계자에게 전화해 "청와대와 경찰청, 서울경찰청에 칼부림을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같은 날 낮 12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내수동 거리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당시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전자발찌를 착용자가 임의로 끌 수는 없으며, 저전력 경보가 발생하자 즉시 경찰에 통보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실제 흉기 범행이 발생하지 않았고 경보와 신고를 통해 신병 확보가 이뤄졌지만, 충전하지 않는 방식으로 장치 작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2021년 강윤성 연쇄살인…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2명 살해
전자발찌의 범죄 예방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불거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8월 발생한 강윤성 연쇄살인 사건이다. 성범죄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던 강윤성은 8월 26일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했다.
이어 이튿날인 27일에는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났으며, 29일에는 또 다른 50대 여성을 살해했다.
첫 번째 살인은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두 번째 살인은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발생한 것이다. 당시에도 전자발찌 훼손에 따른 신속한 검거 체계와 재범 위험자에 대한 관리가 충분했는지를 놓고 비판이 제기됐다.
◆2026년 남양주 스토킹 살인…전자발찌·스마트워치 모두 있었지만
올해 3월 14일 경기 남양주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은 전자감독의 또 다른 한계를 보여줬다.
당시 40대 남성 김훈은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20대 여성을 길거리에서 살해했다. 김훈은 성범죄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반복적인 스토킹 피해를 신고해 경찰로부터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스마트워치로 구조를 요청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 김훈은 살해 직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났다가 검거됐다. 특히 김훈의 전자발찌는 과거 성범죄에 따른 것이어서 별도로 발생한 스토킹 사건의 접근금지 조치와 연동되지 않았다. 피해자에게 접근해도 자동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아울러 법무부와 경찰 사이에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문제는 전자발찌 자체보다 '경보 이후'…피해자 보호는?
전자발찌는 범죄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장치 훼손이나 접근금지 위반 등 이상 상황을 감지하는 장치다. 범죄자의 행동을 물리적으로 막거나 흉기 사용을 차단하는 기능까지 갖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전자발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경찰과 보호관찰기관이 위험 정보를 제때 공유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피해를 막기 어렵다.
정부도 이러한 한계를 인식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지난 7월부터 전자발찌 착용자가 추가로 스토킹·가정폭력 사건의 접근금지 대상이 된 경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발찌를 고의로 방전시키는 행위나 장치를 착용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돌발적인 범행에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다. 전자발찌를 착용시키는 것만으로 피해자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위험 수준에 따라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격리하는 조치와 현장 대응 체계를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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