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생계곤란자와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는 온정을 베푸는 '따뜻한 경찰'을 강조했다.
김종철 직무대행은 지난 9월 2일부터 경찰청장 직무를 대신해 이날로 63일째 사실상 경찰 조직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정식 경찰청장이 아닌 '직무대행' 신분이지만 수사체계 개편과 조직 운영, 현장 수사관 처우 개선에 이어 이번에는 경미범죄에 대한 온정적 법 집행 방향까지 직접 제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종철 직무대행은 3일 오후 3시 47분쯤 "법과 원칙 속에서도, 온정을 베풀 수 있는 따뜻한 경찰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과자 양산 막고 사회·경제적 약자 보호"
김종철 직무대행은 먼저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제도를 소개했다.
그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는 중하지 않은 범죄에 대해 피해자의 처벌의사·피해 규모 등을 종합해 처분을 감경해주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청은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고 사회적·경제적 약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수사관에 대해 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청은 올해 3분기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심사 사례 가운데 처벌 수위를 낮추면서 피의자의 사회 복귀까지 지원한 9건을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올해 9월까지 심사위 회부 건수는 1만34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3% 늘었다.
◆즉석밥 2만원 훔친 생계곤란자…처벌보다 생필품 지원
김종철 직무대행이 소개한 첫 사례는 실직으로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약 2만원 상당의 즉석밥을 훔친 피의자다.
경찰은 피해가 회복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거쳐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원에서는 최종적으로 선고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은 보건복지부의 '그냥드림' 사업과 연계해 생필품 지원까지 연결했다. 단순히 형을 낮춰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생계형 범죄로 내몰리지 않도록 복지 지원까지 이어준 것이다.
◆창고 들어간 발달장애인도 훈방…주간보호서비스 연계
발달장애가 있는 피의자가 건물 창고에 들어갔다 신고된 사례도 있었다. 해당 피의자는 유일한 보호자인 아버지가 암 4기 진단을 받아 보호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훈방 조치하고 주간보호서비스 등 복지 지원을 연계했다.
마트에서 약 1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훔친 고령의 기초생활수급자 역시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감경 처분을 받은 사례로 소개됐다.
김종철 직무대행은 "감경 처분뿐만 아니라 관계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들의 원활한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대행'이지만 사실상 청장 역할…3번째 대행 체제
김종철 직무대행은 지난 9월 경찰청 차장에 임명된 뒤 비상계엄 사태 이후 3번째 경찰청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끌고 있다.
첫 번째는 이호영 전 경찰청 차장이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2024년 12월 11일 긴급체포된 뒤 직무를 대신하기 시작해 2025년 6월 30일 퇴임할 때까지 약 202일간 경찰 조직을 이끌었다.
두 번째인 유재성 전 경찰청 차장은 2025년 6월 30일부터 2026년 9월 2일까지 약 430일, 1년 2개월 넘게 직무대행을 맡았다. 경찰청 역사상 최장 직무대행 기록이다.
이어 김종철 직무대행이 9월 2일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11월 3일 기준 63일째 경찰 조직을 지휘하고 있다. 앞선 두 직무대행과 비교하면 재임 기간 자체는 아직 길지 않다.
다만 시기는 예사롭지 않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형사사법체계가 크게 바뀌는 전환기에 경찰 수장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중수청 출범과 함께 검찰·경찰·중수청 사이의 수사 기능 재조정, 국가수사본부 역할 강화, 현장 수사 역량 재편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재임 기간보다 경찰의 권한과 책임이 함께 커지는 시기에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김종철 직무대행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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