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긴 하다. 한데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1차전을 내줬으나 2차전을 잡아 한숨을 돌렸다. 다만 계산이 어긋난 선발투수진은 고민거리. 남은 승부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은 모두 혈투. 3일 1차전에선 삼성이 7대8로 패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0대8로 밀리다 막판 1점 차로 따라붙었다. 4일 2차전은 3대2, 삼성의 승리. 무려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수원 원정에서 1승 1패. 1차 목표는 달성했다.
6일부턴 대구 3연전. 삼성은 안방 대구가 반갑다. 응원에서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홈 팬들이 있어서다. 관중 동원력은 리그 최고다.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 대구에서 시리즈를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최소 2승을 챙겨 다시 수원으로 가는 게 2차 목표.
반격에 성공, 분위기는 끌어올렸다. 다만 선발투수가 부족해 걱정이다. 한 가지 문제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하다. 삼성 마운드 상황이 그렇다.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게 화근. 최원태를 믿고 원태인을 마무리로 돌렸으나 최원태가 무너졌다.
부진을 넘어 '민폐' 수준이다. 최원태는 1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조기 강판. 박진만 감독의 신뢰도 잃었다. 박 감독은 "최원태가 앞으로 선발로 나서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상 선발로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다행히 외국인 선발들은 건재하다. 크리스 페덱은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그가 오래 버텨준 덕분에 경기 후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3차전 선발은 아리엘 후라도. 안정감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잘 던졌다.
문제는 4, 5차전 선발. 2차전 후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을 선발로 복귀시킨다고 했다. 원태인은 2차전에서 구원 등판, 공 32개를 던졌다. 박 감독은 "몸 상태를 지켜본 뒤 4차전 또는 5차전 선발로 쓰겠다"고 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한 경기 선발이 없다.
후보군은 있다. 선발로 투입할 만한 자원은 양창섭과 새내기 장찬희. 둘 다 길게 던질 수 있는 불펜(롱릴리프)이다. 양창섭은 올해 정규 시즌 선발로도 17경기에 나서 8승을 거둔 경험이 있다. 장찬희는 올해 8번 선발로 투입됐다. 가장 길게 던진 건 6이닝.
'불펜 데이'는 불펜으로 한 경기를 치르는 걸 이르는 말. 두 경기 연속 불펜 데이는 무리다. 일단 원태인이 한 경기를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남은 한 경기는 양창섭, 장찬희 등 불펜으로 치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타선이 제 모습을 찾은 만큼 해볼 만한 모험.
박진만 감독은 "양창섭은 올 시즌 KT를 상대로 강한 면이 있었다. 장찬희는 첫 포스트시즌이자 한국시리즈라 압박감이 있는데도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며 "이승민과 배찬승, 김태훈 등 불펜이 잘해주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선발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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