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퀄컴과 손잡고 미국 전역에 5G 지상 이동통신망을 직접 깔기로 했다. 위성 인터넷 사업자에서 종합 이동통신사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다.
퀄컴은 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위성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 '스타링크 모바일'에 5G 통신 인프라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2027년부터 미국 전역에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하며, 이번 다년 계약을 통해 수만 개의 기지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퀄컴은 자사 최대 규모의 5G 계약이라고 밝혔다.
스타링크 모바일은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에서는 지상에 구축한 이동통신망을, 산악지대나 해상·사막·교외 등 기지국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위성을 활용해 연결성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퀄컴은 기지국 구축에 필요한 드래곤윙 QRU100과 QDU100 플랫폼, 무선 장비와 베이스밴드 유닛, 상용 수준 L1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마이클 니콜스 스페이스X 스타링크 담당 수석부사장은 "집이든 이동 중이든 전화가 끊기는 시대에 살 수는 없다"며 "위성과 지상망이 완전히 통합된 최초의 전국 통신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두르가 말라디 퀄컴 부사장은 "향후 수년 내에 인공지능(AI) 기반 6G 통신으로 나아가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 매출의 3분의 1 이상, 영업이익의 85%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를 토대로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고자 대형 이동통신사에 망 공유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퀄컴과 협력해 직접 지상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X는 위성통신과 지상 이동통신망을 결합해 AT&T, 버라이즌, T모바일이 장악한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 스페이스X는 최근 건물 내부까지 신호 전달이 용이한 800㎒ 저대역 주파수 인수도 추진하는 등 통신사업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타링크가 지난해 12월 4일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페이스X 한국법인 스타링크코리아는 월 8만7천원의 가정용 위성통신 요금제를 선보였다. 전용 안테나 단말을 55만원에 별도 구입해야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직접 위성에 연결하는 이동통신 서비스와는 성격이 다르다.
국내 진입 장벽은 높다. 이미 전국에 5G망과 실내 통신 인프라가 촘촘하게 구축돼 있고, 신규 사업자가 자체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려면 주파수 확보와 기지국 설치, 인허가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실적 발표에서 국내 이동통신망의 높은 품질과 추가 주파수·설비투자 부담 등을 근거로 스타링크의 단기적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단기적으로 스타링크는 국내 통신사를 대체하기보다 해상·도서·산간 등 음영지역을 보완하는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국내 공식 파트너사는 SK텔링크와 KT SAT 두 곳이다. 통신사는 별도의 위성망 구축 없이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스타링크는 기존 통신사의 고객 기반과 유통망을 활용하는 협력 구도가 중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최근 동향 분석에서 "통신사는 위성 사업자가 협력 상대이자 경쟁 상대가 되는 상황에 대비해 제휴 조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이미 지상 이동통신망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어 스타링크가 기존 통신사를 대체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기술·제도적 기반이 갖춰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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