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까지 승민이가 해준 게 너무나도 많다"
원태인이 9회 말 이승민이 남긴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한 말이다.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 두 투수가 릴레이 호투로 팀을 구했다.
이승민은 1-1 동점 상황이던 8회 크리스 페덱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안현민-힐리어드-김현수로 이어지는 KT 위즈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9회에도 연속 등판한 이승민은 대타 장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허경민에게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삼성 벤치는 원태인을 올렸다. 원태인은 한승택과 권동진을 연달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승민이 남긴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위기를 함께 넘긴 두 사람은 더그아웃에서 진하게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 장면은 두 사람이 1차전을 앞두고 주고받은 농담을 떠올리게 했다. 이승민은 원태인의 이중적인 주문을 먼저 폭로했다. "나한테는 주자를 남겨두지 말고 최대한 깔끔하게 막으라고 해놓고서는 막상 본인이 먼저 올라가면 '주자 남겨놔도 꼭 막아달라'고 하더라"며 황당해했다. 이어 "태인이가 '내로남불'이 심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차전에서 정작 주자를 남기고 내려온 건 이승민이었다. 구단 유튜브를 통해 원태인은 "분명히 올라갈 때 주자 깔고 내려오지 말라고 했는데, 승민이가 1사에 2루타를 맞고 내려왔더라. 속으로 원망도 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때까지 승민이가 해준 게 너무나도 많다. 승민이가 보내고 내려온 주자가 팀의 패배로 바로 직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승민도 고마움을 전했다. "2루타를 맞고 내려왔는데, 뒤에 태인이가 잘 막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다음에 태인이 뒤에 올라가게 된다면 나도 막을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연장 12회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결승점을 뽑아내며 KT 위즈를 3-2로 꺾었다. 수원 원정 2경기에서 1승 1패를 챙긴 삼성은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춘 채 안방인 대구로 향하게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뒤 "목표했던 1승 1패로 수원 1, 2차전을 마쳤는데 대구 3, 4, 5차전에서 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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