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열차가 속도를 줄이며 한 해 만들어내는 전기가 32만 가구가 1년 동안 쓰는 양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3만 가구분은 쓰이지도 못한 채 버려진다. 회생전력을 계량하고 거래할 제도가 없어서다. 철도 운영기관들은 이 전기를 전력시장에 내다 팔 수 있도록 법을 고쳐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6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도시철도를 포함한 국내 전기철도의 연간 회생전력은 약 1천185GWh이고, 이 중 약 115.5GWh가 버려진다. 코레일 열차만 따지면 연간 728GWh다. 회생전력은 열차가 제동할 때 바퀴가 전동기를 돌려 얻는 전기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경북 포항북)이 지난달 13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 회생전력의 약 70%는 인근 열차가, 7.4%는 역사 설비가 쓰고 나머지 22.6%인 164GWh는 한국전력공사(한전) 전력망으로 넘어간다. 김 의원은 이 전기의 가치가 연간 약 300억원에 이르지만 코레일은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코레일이 올해 4월 전력거래소에서 일부 전기를 직접 사기 시작하면서 드러났다. 한전과 달리 전력거래소는 회생전력을 계량한다. 코레일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계량에 따른 손실을 2천886억원으로 추산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전기위원회에 계량 설비 설치와 요금 환급을 요구하는 재정을 신청했다.
한전은 법적 근거가 없어 계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열차 설비를 전기설비로 인정하지 않아,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전력시장에서 정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국은 사정이 다르다. 코레일에 따르면 유럽은 철도 회생전력을 제도적으로 인정해 그만큼 전기요금에서 빼주고, 이 전력을 전력망에 통합해 주거지와 전기차 충전소 등에서 쓴다.
코레일은 전기사업법을 고쳐 회생전력을 전기판매사업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게 하고, 회수·저장·활용 설비를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상 정책 지원 대상에 넣어달라고 요구한다. 관련 개정안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각각 발의됐지만 국회 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전기사업법 주무 부처인 기후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전도 국감에서 고조파 등 회생전력 품질이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생전력이 이미 계통에 유입되고 있었다면 품질과 영향을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정 코레일 탄소중립추진단장은 "철도 회생전력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관련 법 개정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전날부터 이틀간 국회에서 열린 '2026 국회 입법박람회'에 서울·부산·인천교통공사 등과 함께 참여해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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