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사업에 대한 특별감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기까지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노태우전대통령이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노전대통령은 지난 6일 정해창전비서실장을 불러 율곡사업과 관련 거액의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휘전외교안보수석을 자진 귀국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노씨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김전수석의 귀국을 종용하는등 나름대로의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은 율곡사업비리조사가 점차 자신에게도 조여오고 있다는일종의 강박관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물론 감사원측은 율곡사업 특별감사와 관련해 전직대통령을 조사하지는 않을것이라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이 언제 자신에게로 화살이 돌아올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힌게 아니냐는 관측이다.금전수석의 거액수뢰혐의는 그렇다치더라도 자신과 가까웠던 안병호전수방사령관이 집중추적대상으로 지목됐는가 하면 최근에는 측근인사 2명이 추가로고발대상에 포함됐다는 설까지 나돌자 그같은 위기의식이 가중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자신의 재임기간동안 줄곧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내면서 율곡사업에관여할수 밖에 없었던 김씨의 뇌물수수가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마당에그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지 않을 경우 결국 자신에게로 의혹이 쏠리수 밖에없다고 보고 김전수석의 귀국을 종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씨측은 그러나 이같은 귀국종용에도 불구하고 김전수석이 귀국의사를 밝히지 않자 내심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전수석은 정전실장의 자진귀국요청에 대해 [좀 생각해보겠다]며 소극적인반응을 보였으며 이에 노전대통령은 8일오후 이병기전의전수석을 연희동으로 불러 김씨와 재통화와 조기귀국을 재차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이번에는 이전수석의 전화조차 받지않았다는게 노씨측근의 전언이다.
노씨는 김씨가 조기에 귀국해 자신들에게 쏠리고 있는 의혹의 시선을 차단해줄것을 기대했으나 김씨가 귀국을 피하는 눈치를 보이자 [사람을 잘못 본것이 아니냐]며 적잖이 당혹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동안 김전수석의 거액뇌물 수수설이 끊임없이 나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노전대통령의 연희동측은 그럴리가 없다고 반신반의해 왔던게 사실이다.청와대재직당시의 그의 행적이나 언행으로 보아 그가 율곡사업과 관련해 거액의 뇌물을 받았을리가 만무하다는게 연희동측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다.따라서 김씨가 귀국해 진상을 명백히 규명만하면 그 자신에 대한 비리의혹은물론 노전대통령을 비롯한 6공인사들에게로 쏠리고 있는 의혹의 시선도 어느정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던게 사실이다.
이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정작 김전수석은 뇌물을 받지않았다는 의사표시를하지도 않을뿐 아니라 뚜렷한 이유없이 자진 귀국을 회피하고 있는듯한 인상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연희동측이 내심 당혹해 하는 빛을 보이고 있는 것도이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의 귀국여부에 관계없이 노씨에게 쏠리는 국민들의따가운 의혹의 눈초리는 앞으로 더욱 가중될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율곡사업 관련규정상 50억원이상의 고가무기 구입시는 모두 대통령의결재를 받아야 하는 만큼 거의 대부분의 무기도입이 노전대통령의 최종 결재하에 이뤄졌다는 점을 볼때 경위야 어떻든 율곡사업과 관련한 궁극적인 책임은 노전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들이다.
그렇지않아도 새정부 출범후 12.12사태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재조명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노전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율곡사업에 대한특별감사를 계기로 또다시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율곡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가 어떻게 귀결되더라도 노전대통령으로서는 심대한 상처를 입을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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