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칼럼-

하는 것이 현대노사분규를 보는 국민의 소리다. 이번 파업은 현대그룹내 현대자동차등 일부기업의 부분파업인데다각목 사용도 없는 평화적인 것임에도 불구, 이를 보는 국민의 시각은 되레과거 어느때보다 따갑다. 그것은 5년간 시달려온 불황이 최근의 수출호조로탈출기미를 보이려는 시점인데다 고통분담을 내세웠던 문민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위치-노동경제학에서는 대체로 국가를 다음과 같이 3분류하는 모양이다. 생산성향상률보다 임금인상률이 낮으면 그것은 후진국형이다. 이 류형은 국내에서는 노동착취가 되고 수출에서는 덤핑이 된다. 임금보다 높은 생산성상승분만큼은 값을 깎아 덤핑할 수 있기때문이다. 생산성향상과 임금인상률이 같으면 중진국형이며 반대로 임금인상이 생산성향상보다 높으면 그것은선진국형이다. 선진국은 이 부담을 기술력으로 극복한다.

이 분류로 본다면 우리는 단연 선진국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에게는 선진국과 같은 기술이 없다. 상공부가 밝힌 우리산업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의40%다. 이러한 중진국이면서 5-6년간 선진국 행세를 해왔으니 그 결과는 우리상품의 경쟁력 상실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높은금리.행정규제.기술수준.사회각부분의 노후화등 갖가지 요소가 첨가된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다만 그중에서 임금비중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아직 높은 임금비중-현대노사분규가 심각하지 않았던 지난4일 경북대에서는경대와 일본신호대 공동세미나가 열렸다. 여기서 오늘의 현실과 관련된 주목할만한 논문한편이 발표됐다. 수출과 수입 그리고 GNP성장에 미치는 요인중임금과 환율을 비교한결과 임금요인이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내용이다. 가령대달러환율이 1% 올랐을때 1차연도에 우리의 무역수지는 약2억9천만달러의개선효과가 있고 대엔환율이 1% 올랐을때는 약1억6천만달러의 개선효과가 있으나 임금이 1% 올랐을때는 거꾸로 약8억5천만달러의 적자요인이 발생한다는것이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산업구조가 아직은 선진국에 비해 노동집약적이라는 점과 기술및 주요부품의 해외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밝혀주는 것이기도하다.

이렇게 본다면 어려운 우리경제를 풀어갈 해법은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노사안정이 기본이 돼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노사분규로 잠시라도 수출전선에서 자리를 비운다면 그자리에는 어느새 미.일등 선진국은 물론 중.태등 개도국이 끼어드는 현실을 직시하기 때문이다. 유서깊은 북경대학도 대학담벼락을헐고 점포를 지어 돈벌이에 나서는 미래의 경제대국 중국의 추격소리가 들리고 있는 지금이다. 어디 중국뿐인가. 25년만에 열린 세계인권회의에서 인권대신 발전권을 들고나온 개도국들의 경제우선주의를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성장에 역점을-현대분규를 놓고 김영삼대통령은 대체로 냥비논적 입장이다.이라고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는 고 근로자에도자제를 촉구했다. 정부는 이렇게 방관자적 입장이어서는 안된다. 물론 적절한 시기에 정부로서의 조치도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당장 정부로서의 태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직접개입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쪽에 비중을 둘 것인지 정부로서의 정책적 선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모든 경제행위에는 대가가 있고 음양이 있다. 노동자위주의 정책을 펴면 기업주가 위축되고 기업주위주면 노동자가 위축된다. 굳이 제로섬법칙을 들먹일필요도 없다. 따라서 경제회생을 위해 노사문제를 고통분담의 차원으로 넘겨둘 것인지 아니면 분배정의나 갈등해소를 위해 경제회생을 늦출 것인지 태도를 밝힐 필요가 있다. 경제도 예측가능한 경제가 좋은 것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경제회생이 우선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그것은 5년간 시달린 경기침체가 지겨워서도 그렇지만 우리의 꿈인 선진국진입을 위해서 개도국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도, 기술개발투자를 위한 부의 축적을 위해서도, 그리고 멀지않은 장래에 닥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우리는 지금 빵을 구워야 할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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