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보선의 상징성에 집착말라

대구와 춘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일이 8월12일로 결정됨에 따라 하한정국의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박준규전국회의장의 의원직 사퇴로 실시되는 대구동을의 보선은 문민정부출범후 말로만 떠돌던 대구시민의 정서를 꿰뚫어 볼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여.야는 정부가 결정한 선거날짜를 두고 벌써부터 첨예한 공방전을 벌이는등 초반부터 전면전에 돌입하고 있으나 관건은 역시 유권자들의 표의 흐름에달려있다 하겠다. 이는 이번 대구보선이 과거 어느 선거와는 달리 특이한 상황과 분위기속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우선 이번 선거를 개혁정국에 대한 평가로 간주하려 하거나, 김영삼정권으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다고 보는 상당수 TK세력들의 정치적 진로와 결부시키는시각이 만만치 않아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앞으로 정국의 물줄기를 갈라놓을지도 모르는 한판 승부라는 인식까지 겹쳐 대접전이 불가피할 조짐이다.이에따라 여.야를 비롯한 무소속등 5-6명의 출마예상자들은 초반지지세력 확보를 위해 벌써부터 혼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고, 불법선거운동 시비까지 일고있다. 특히 민자.민주양당은 중진들을 동원, 측면지원을 서두르고 있어 자칫과열.혼탁의 극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이시점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냉정을 잃지말아야 한다는 점이다.이겨도 떳떳하게 이기고 져도 부끄럽지 않게 질수있는 선거풍토가 그어느때보다 요구되기 때문이다.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문화의 정착없이 어떻게 개혁이이루어질수 있겠는가.

특히 여.야공히 이번선거의 상징적 의미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꿔야 할것이다. 일개 선거구의 승패여부에 따라 정국의 향방이 좌우되는비생산적 정치현상이야말로 타기돼야 할 대상인 것이다.

더욱이 지난6공때 대구서갑보선에서 보여준 것과같은 집권당의 추태는 이번선거에서 되풀이 해서는 안될것이다. 대구.경북출신 국회의원들이 총동원되어집권당후보의 동책이 되면서까지 따낸 당선이 무슨 큰 의미가 있었던가를 반추해야 할것이다.

거듭 촉구하거니와 각 정당은 물론 후보들도 냉철한 이성으로 선거에 임해야할 것이다. 지엽말단적인 감정싸움등은 지양하고, 건전한 정책대결과 참신한정견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하는 의젓함을 보여야 할것이다. 이번 보선이 우리선거문화의 토양을 바로 일구는 시금석이 될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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