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8시30분 대구중부경찰서 형사계.흰지팡이를 든 맹인들이 보호자의 부축을 받으며 삼삼오오 사무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오전 10시를 넘어서자 맹인및 보호자의 수는 80여명을 헤아렸다.이들은 곧장 영장대기실로 가 같은 맹인인 백남철씨(41)에게 위로와 격려의말을 건넸다.
서구평리4동 금호안마시술소 주인인 백씨는 이날 90년3월부터 안마사 9명과윤락녀 5명을 고용, 손님에게 윤락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명백한 불법혐의가 있음에도 불구, 이토록 많은 맹인들이 경찰서에 항의성방문을 하게된 것은 그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마음놓고 살길이 없다] [맹인은 물만 먹고 사나] [사는게 왜이리 힘든지]한맹인은 [눈먼 우리들이 밥먹고 살아갈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안마인데 어떻게선처를 해줄수 없겠느냐.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겠지만 백씨가 신부전증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만큼 불구속시켜달라]고 방문목적을 말했다.경찰은 백씨가 여러차례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적이 있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신청할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집단시위보다 진정서제출등 합리적수단을강구하는 것이 도움이 될것이라고 맹인들을 설득했다.
진정서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에 경찰서 현관에서 서명.날인을 하고돌아가는 맹인들의 걱정스런 뒷모습은 우리사회의 맹인복지수준을 말해주는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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