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신바람나는 가정살이는 언제나...

며칠전 참으로 오랜만에 모제약회사 중견간부로 재직중인 대학동기동창을 만나 노변포장마차에서 술한잔을 나눈적이 있다. 서로가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도 자연스레 가족이야기, 회사이야기등등으로 끊임없이 대화가 이어졌다. 그친구는 이야기 중간중간에 필자가 언론계에 종사하고 특히 정치부장인지라YS문민정치에 깊은 관심을 쏟았고 뭔가 정치이면사에 무척 궁금해 했다. 정치이면에 대한 화젯거리가 언뜻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는 아이들과 지내는 가정이야기로 화제를 바꿨다.**속사포식 푸념**

대학졸업하고 결혼해 1남2녀두고 20여년간 한 직장에 근무하고있는 녀석이기에 어쩌면 필자와 비슷한 가정형편인지라 사는정도와 생활모습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대뜸 [그저 그날그날 지낸다]면서 [대학교 두놈 학비내느라고생하고 남에게 빚지지않고 먹고 산다]면서 [어떤때는 2, 3일전에 봉급갖다주고 보너스도 줬는데 집사람이 돈타령 하는데는 두손 들었다]고 속사포식 푸념을 늘어놨다. [집에 1백만원은 있을것 같은데 돈타령일때는 이 여자가 친정집에 돈빼돌렸나하는 의심도 간다]고 털어놨다. 어쩌면이 친구이야기가 필자와그렇게 흡사할까 싶어 더욱 그 친구의 말을 경청했다.

[아이들 덩치가 커지니 용돈을 더 올려달라고 하고 또 위로 대학생 두명이모두 여자애다 보니 두차례 보너스로 한학기 등록을 하는데 둘중에 한명이남자라면 군대라도 보내 형편이 나을텐데 그것도 안되고 너도 알다시피 우리부모가 물려주신 재산도 없는 나로선 꽤나 힘들다]고 푸념이었다. 그 친구는또 [집사람이 하도 돈돈돈 해서 나도 모르게 여자아이들도 장성해가고있어돈푼이라도 아껴 적금이라도 들고있나 했지만 그것도 지난달 금융실명제실시로 저금통장실명화때 알아보니 한푼도 적금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허탈했다]며 자조섞인 웃음을 지었다. 이쯤해서 중견직장인의 재미없는 가정살이 이야기는 끝을 맺자.

**국민부담 더는게 우선**

오늘로서 국회가 5일간의 대정부질의를 마치고 4일부터 본격적인 94년도 예산안심사에 들어간다. 금년도 예산 33조5천17억2천9백만원에 비하면 무려 9조7천여억원이 늘어난 43조2천5백억원이란 정부예산안을놓고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와 대립이 예상된다. 국가 1년살림살이를 여야가 어떻게 정치적조율을거쳐 확정지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문민정부들어 첫예산심사인만큼 국민경제를 최우선으로 생각, 한푼이라도 국민부담을 줄여줄수 있는 항목이 있다면줄여가면서 또 21세기를 향한,남북통일시대를 향한 미래지향적이고 짜임새있는예산이 결정되기를 온국민은 바라고 있다.

그러나 금년에도 예년과같이 정치적현안의 타결을 앞세운 야당의 자세로 미루어 바람직한 예산심사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같다.

민주당이 3일 오후 여야총무접촉에서 5.16, 12.12, 5.17, 김대중씨 납치사건등 과거사청산문제와 예산안심사를 연계시키겠다는 당론을 밝힌것이 그것이다.엄청난 방위비증액문제, 부정비리성 정권유지비삭감, 민생문제우선, 경제사회개발부분의 투자확대등 예산심사에서 밀도있게 다뤄져야할 사항들이 자칫하면 우리의 어두운 과거사정리라는 정치현안에 밀리지 않을까 조바심이 난다.**알뜰한 예산심사기대**

대다수 국민들은 비록 현재의 가정살이가 신바람은 나지않지만 나라살림살이를 처리하는 국회가 알뜰한 국가예산을 처리할때 안도와희망을 가질것이다.제발 서민생활자들의 가정경제도 {내일은 희망}이란 말처럼 활력에 넘치게할수는 없을까.

김영삼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운{신바람나는 사회건설}은 언제나 이뤄질는지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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