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론-중생인류의 만가

유물사관으로 말해서 인류사회는 원시사회로부터 고대노예제사회, 중세봉건사회, 근대자본주의 사회를 거쳐 공산주의 사회로 변증법적으로 발전한다고했다. 그런데 공산주의의 실험무대였던 소련이 해체되어 그 전망은 절망으로변하고 있다. 중국이 있지만 근래에 중국을 여행한 소감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어느길을 가고 있는지 알수 없을 정도로, 혹은 국가자본주의의 길을걷고있는 것같이 보였다.**썩어가는 흙.물.공기**

그렇다면 인류사회는 자본주의보다 더 좋은 이상사회의 실현은 불가능한 것일까.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는 정말 몰락한 것인가. 여기까지 생각하고 보면 인류는 새로운 사회과학이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삶의 경쟁과 추잡한 전쟁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는 한심한 미래상으로밖에 전망되지않는다.그런데 한심한 미래상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지구상의 흙과 물과공기가 썩어가고 있어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어떤사회과학도 흙도 물도 공기도 썩지 않는 자연의 상태를 전제하고 이론을 세운 것이다. 마르크스의 이론도 자연이 오염되어 썩어갈 것을 예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구의 어디를 가도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은 흙과 물과 공기가썩어가고 있다. 원래 흙과 물과 공기는 주인이 없는 것이고 없어야 하는 것인데 흙(토지)의 주인이 생겨나면서 계급이 발생했고 전쟁이 일어났지만 앞으로는 물과 공기의 주인싸움도 나타날 것이 틀림없다. 옛부터 수질이 좋지않은중국에는 근래에 개방화, 문명화의 물결을 따라 양자강 전체가 썩어가고 있다.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바람은 얼마 안가서 흑사바람으로 변할 것이다. 그때에 우리나라는 중국과 공기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양자강이 썩기에 앞서 한강과 낙동강도 썩고 있다. 지난 11월26일 어느 신문에 보도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인 2백4개 시군 가운데 자립도가가장 낮은 곳이 전남의 신안, 전북의 장수, 경북의 영양이라고 하던데 그렇게 못사는 곳에서도 쓰레기 처치의 걱정이 큰 문제가 되어 있다. 그것은 필자가 직접 목격한 사실인데 그것은 장수나 영양같은 깊은 산골의 흙이나 물도썩어들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쓰레기 확대재생산**

이와같이 지구상의 자연은 오염의 공간이 점점 확대되고있다. 얼마전에 러시아가 핵쓰레기를 동해에 버렸다고 해서 소동이 일어난 일이 있다. 우리의원자력발전소의 쓰레기를 버리는 곳은 어디인가. 한때 안면도에 저장시설을세우려다가 주민의 저항때문에 중단한 기사를 읽은 기억이있다. 안면도에는버리지 않는다고 해도 어디엔가 버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보면온나라의 흙과 물은 썩기 마련이고 공기도 오염될 수밖에없다. 결국 새벽에산에 올라가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을 것이고 어떤 자연수도 죽음을 재촉하는 약수로 변하고 말 것이다. 그런데도 사회진화론의 사고에 파묻혀 산업경쟁을 조장하면서 쓰레기의 질과 양을 증대시키며 환경을악화시키고 있다.차라리 못살면 못사는 대로 그나라 방식에 맡겨두면 좋으련만 우루과이라운드라고 해서 잘살든 못살든 쌀이든 공산품이든 모두 문을 열라고 하니 세계각국의 산업경쟁은 극도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에 따라 흙과 물과 공기는더 빨리 썩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지구 전체가오염물체로 변질하여 지구상의 생물이 모두 죽어버리는 날이 오고말 것이다. 그것은 인류멸망의 날이다. 무서운 이야기지만 사실로 다가오고 있다.

**멸망할 날 재촉하려나**

인류가 멸망하고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구를 덮고있던 쓰레기가 썩을대로 썩어 독기까지 사라진 거름으로 변한 뒤에 역사의새벽은 다시 찾아올것이다. 그때 지구상에 한개 두개의 생물체가 새로 나타나고 새로운 인류도발생하게 될 것이다. 그 미래에 생겨난 새로운 인류는 지구상에 생겨난 세번째의 인류가 된다. 그 세번째의 사람들은 {인간의 역사}를말할때 최초의인류는 지구의 신생대 제3기 홍적세에 발생했는데, 그들은 빙하시대가 덮쳐와 모두 죽었으니 그들을 고생인류라 한다. 그리고 빙하시대가지난 후에 발생한 인류는 쓰레기에 묻혀 모두 죽었는데, 그들은 중생인류라한다. 그리고쓰레기가 거름으로 변한 후에 발생한 인류가 자기들이라고, 그래서 자기들을현생인류라고 부른다.

그런데 고생인류는 깨끗하게 살다가 깨끗하게 죽었지만 중생인류는 더럽게살다가 더럽게 죽었다. 중생인류는 쓰레기에 묻혀 죽으면서도 돈타령을 하는사회과학을 외치고 쓰레기에 묻혀 죽어가는 날까지도 자신들이 영원한 존재인 양 착각하여 자신을 현생인류라고 하면서 사회진화론을 노래했던 저질의인간이었다고...

조동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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