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말의 성찬

*사정과 개혁의 돌풍이 휘몰아치고 개방의 파고가 드높았던 금년 한해는 다사다난 그대로였다. 급격한 변화와 함께 '말의 성찬'도 그야말로 푸짐했고,그 말들속에 달라진 세태가 어김없이 투영되기도 했다. *가장 두드러지게 말이 많았던 곳은 역시 정치권. 재산공개 파동으로 물러나면서 김재순전국회의장이 인용한 '토사구팽'은 개혁대상자들의 심경을 절묘하게 대변했고, 박준규씨의 국회의장 사임의 변도 '격화소양'이란 고사성어. 박철언의원은 "새벽이왔다면서 닭의 목은 왜 비트나"라고 자신의 구속을 원망하면서 김대통령의어록을 비틀기도 했다. *'표적사정'이란 지적속에 'TK정서'가 운위됐고 '유선무죄 무선유죄'등의 신조어가 등장, 사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따지는 소리도나왔다. 첫 조각에서 많은 인사들이 물의속에 도중하차하고, 대입부정사건등사회적비리가 터질때마다 김대통령이 탄식조로 말한 "우째 이런 일이..."도빼놓을수 없는 유행어로 등장했다. *하늘과 땅, 바다에서 잇따라 일어난 대형참사에 '포'자 돌림지명을 조심하라면서 '다음은 땅속차례'라는 비아냥이나왔고, 12.12를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규정한 아리송한 해석도 선보였다. 이제 이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제발 내년엔 대통령의 입에서"우째 이런 일이..."란 말이 더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