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집권당다운 면모 보여야

내각과 청와대 일부 수석비서관의 경질에 이어 민자당의 주요 당직도 개편됐다. 김영삼정부 출범 10개월만에 내각.청와대.여당의 3각진용이 새롭게 짜여진 셈이다. 일련의 이번 인사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각양각색일수도 있지만,대체적인 의견은 김대통령이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했다는데 일치하고 있다.우선 나각의 경우 최형우내무장관을 비롯 국방.건설.농림수산.정무1장관등에측근들을 포진시켰고, 청와대비서진도 박관용비서실장을 위시해 이원종.홍인길씨등 소위 상도동 가신그룹을 중용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단행한 민자당3역개편에서도 당의 살림을 맡을 핵심요직인 사무총장에 문정수의원을 임명함으로써 김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가를 읽을수 있게 하는것이다.여기서 우려되는것은 이번 당직개편이 한지붕 3가족 형태의 민자당분위기를일신시킬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다수파인 민정계의 소외감을 해소하기위해 이한동의원을 총무에, 이세기의원을 정책위의장에 기용했지만 과연 당내화합이 이루어질지 여전히 의문스럽다. 김종비대표의 유임으로 겉으로는 3계파 안배라는 현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신선감이 없는데다 계파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그렇다면 민자당이 극복해야 할 당면과제는 무엇이겠는가하는 문제제기가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다. 그것은 한마디로 집권여당 다운 면모를 갖추고 당내화합을 이룩하는 일일것이다. 매사에 {실세}와 {허세}가 따로 놀고 툭하면계파를 따지는 힘겨루기식 권력투쟁을 계속하고서는 제구실을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느 계파는 개혁주도세력이고, 다른 계파는 개혁대상인 것처럼인식되는 분위기로서는 당의 화합은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할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민자당이 대통령의 눈치나 살피고 정부편만 드는 권력의시녀가 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잘못하면 과감히 시정을 촉구하고,모든 일을 국민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추진해야만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안으로 나실을 다지고, 밖으로는 국제화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기에 집권여당의 역할과 기능은 그 어느때보다 막중한 것이다. 이 시대적 요구에 민자당이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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