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빠진 {대구민심 달래기

18일 대구.경북을 방문한 김영삼대통령이 대구.경북 각계인사와 함께한 오찬장에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경부고속철도 지하화를 강력 시사하자 지역인사들은 [이젠 한숨 돌리게 됐다]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다.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고속철도}란 구체적 언급은 없었고 [현안은 국가와 국민과 대구시민 할것없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될것]이라고 밝힌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를 지역인사들이 고속철도 지하화와연결하는 이유는 김대통령 대구방문 전후의 청와대 비서진과 정가 분위기와일맥상통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정계, 관계등의 고위급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하기 직전1주일동안 지역출신 국회의원들과 청와대 비서진은 대구 최대의 현안인 고속철도 지하화시사를 두고 밀도있는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한다. 강재섭 민자당총재 비서실장은 이를 두고 {숨막히는 물밑교섭}이란 표현으로 분위기를 전했다. 최재욱 제1사무부총장도 {가장 적확한 표현}이라며 이를 재확인했다.이같은 당정간 교감에 따라 방문일인 ??일 아침까지 비서진간에 지하화 언급을 두고 찬반 양론이 분열됐던 청와대 비서진은 결국 어떤 방법으로든 지상화재검토 약속을 해야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는게 유력한 관측이다. 한 청와대고위관계자는 대구행 비행기속에서도 몹시 신경이 쓰이는 듯 [어떻게 해야하나]며 지역인사의 견해를 물었다.

결국 최종결론이 {민의의 포괄적인 수용}이란 김대통령의 발언이란 것이다.김대통령의 고속철 언급 예상은 이날 아침 대구시 관계자들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중앙의 움직임을 볼때 오찬장에서 고속철 지하화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던 것.

대구시 업무보고 이후 오찬장인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이동하는 자리에서 김대통령을 수행한 조해녕시장도 [지역의 뜻을 건의했다]면서 [이에대해 김대통령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해석은 각자에게 맡긴다]고 덧붙여 완곡하나마 희망적 관측을 내놓았다.

김대통령의 고속철 지하화 가능성 시사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인사들은 [대구가 우려하던 도시분단을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지역발전을 위한 또다른프로그램에 나서는 다소 {성급한}몸짓까지 보이고 있다.

당초 지상화 계획이 알려지자 매일신문은 그 문제점을 작년8월 중순부터 심층 취재, 대안까지 제시하며, 지역여론을 이끌어 왔었다. 이에 시의회등서도{지상화}의 부당성을 제시하며 지역이익을 대변하기에 이른것.지역에서는 김대통령의 고속철 지하화 시사에 따라 공사비 절감, 역세권 개발등 고속철 건설과 지역발전을 연계 시킬수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김대통령은 이에앞서 대구시의 업무보고를 들은 자리에서 대선공약인 종합유통단지와 대구선이설 추진현황을 조시장에게 묻고 [차질없이 추진토록 하라]고 뭉뚱거려 지시하는등 또다른 선물까지 내놓았다.

종합유통단지 성공적 조성건은 한때 무산 위기론도 제기됐던 무역센터 건립에 대한 약속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대구선 이설건은 예산지원을 전제한 것이란 풀이다.

한편 김대통령은 강재조대구상의회장의 대구공항 조기 국제공항화 건의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했고 영천지역 공고나 직업훈련원 신설 건의에 대해서도 언급을 회피했다. {선물보따리}가 없을 것이라던 관측과는 달리 *고속철도 지하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지지부진하던 무역센터유치와 대구선 이설 작업을 차질없이 수행하라는 지시를 하게된 배경을 정가에서는 {대구민심 달래기의 하나}라 보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은 [대구(경북포함)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8월 대구 동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에 민자당 고위 당직자들을 통해 전해지던 {애정론}을 직접 확인해 집권2년에 들어선 올해부터 나빠진 지역민심달래기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김대통령의 대구.경북방문 결과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부류도 있다.

고속철 지하화 시사 발언을 전해들은 백승홍 민주당 대구시지부장은 [방치할경우 국가 역량의 낭비만 초래할 지하화 요구에 대해 명확한 약속이 없어 아쉽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경주경마장 유치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언급도없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우명규경북지사등 관계자들이 이를 전혀 건의치 않은데 비난이 쏠리고 있다. 윗사람 {눈치보기}에 바빠 지역민의 여론을 무시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고속철 지하화 시사에 대해 [지상화에 따른 피해를 막을 수있어 이제 본전을 찾은 셈]이라며 {선물}로 생각하지 않는 부류도 있다. {선물}이란 지역발전에 획기적 보탬이 되는 새로운 사업을 의미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거다.하지만 고속철 지하화 시사로 지역은 이제 끝없는 소모전을 마무리할수 있어지역통합등의 전기가 되리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