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락을 찾는 사람들

80년대 들면서 대구가 국내 국악기제작의 또다른 중심지로 자리잡게 된데는외곬으로 나무와 가죽을 다듬어온 장인들의 노력때문이다.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이분야의 경우 전주, 정읍등 전라도지방이 거의 독무대였지만 최근78년만에 그중심축이 대구로 옮겨와 여기에서 생산되는 국악기가 전국적으로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게 현실이다.올해로 20년째 장구와 북만을 만들어온 국악기 제작자 우종수씨(47.영진공예사대표)도 몇안되는 국악기제작자중 한사람이다.

경북 고령군 성산면이 고향인 우씨가 처음 끌과 톱을 잡기는 22세때인 지난69년. 당시 나무물통, 간장통제작을 업으로 나무를 만져온 숙부 우병주(타계)의 영향이 컸다. 그때는 영남지방에서 악기만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사람도거의 찾아볼수 없었고 악기수요 또한 미미한 수준이었다는게 우씨의 말.숙부밑에서 나무를 다듬어오던 그가 독립해 악기만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난78년무렵. 이후 장구, 북제작만을 고집해온 우씨의 제작소에서 생산해내는악기가 현재 국악기 최대시장인 서울지역 판매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대구지역 악기제작자들의 생산량을 모두 따지면 국내국악기보급의 70%를 넘고 일본, 홍콩, 미국등지로 수출될 만큼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앞선 기술과가격경쟁력에서의 우위가 성공비결.

[장구나 북이라면 모두가 한 크기거나 모양새가 같은줄만 알고 있는 게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하지만 장구만해도 대칭되는 모양새의 좌우크기가 다르고종류도 7종이 넘어요. 또 북도 법고에서부터 승무고, 오고, 소고등 다양합니다] 사물놀이에 쓰이는 장구의 경우 지름이 큰쪽인 궁편이 지름 33.1cm, 가죽두께 1.7mm로 남성적인 소리를 내는 반면 작은쪽인 채편은 지름 30cm, 두께1.5mm로 여성적인 소리로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햇빛이 투과될 정도로 균일하고 얇게 속을 파내는 숙련된 기술이 장구소리와 품질을 좌우한다고 들려주는 우씨는 혼자힘으로 벅차 몇년전부터 전문기술자들을 데려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비록 대량생산체제이지만 북, 장구하나 허투루 만들어 내놓지 않는다는게 우씨의 철저한 장인정신이다. 아무렇게나 만들어낼 경우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이미지는 물론 대구 전통국악기제작업계 전체의 신용에 흠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 현재 대구국악협회 제작분과위원으로 있는 우씨는 매달 한차례씩 대구지역 국악기제작자 모임에 꼭 참석한다.

[정성들여 악기를 만들어도 연주자나 판매하는 사람들이 악기의 진가를 몰라줄때 가장 서운하다]고 토로하는 우종수씨는 그래도 꾸준히 한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올해 {국악의 해}를 계기로 우리 전통음악의 저변확대와 직결되는 제도와 인식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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