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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선인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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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묵묵히 수제비를 먹는 모습이 천연덕스럽다며, 언제나 속을 짐작할수 없는 내가 징그럽다고 장난삼아 한마디 던지더니 어릴 때의 이야기까지 꺼내어 나를 공격하였다. 요즘들어 귀가 부쩍 어두워지신 어머니는 교회일과 재봉틀일에나 관심이 있을 뿐이라 우리가 나누는 대화에는 아예 섞이질 않으셨다. 예순 둘의 연세에도 특별히 편찮으신 데가 없어 집안일을 변함없이 해내시긴 해도 썩 세상사에 나서고 싶은 생각이 없으신 분이었다.[언니는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고, 오빠가 그렇게 되었을 때도 그랬어.혜수가 출가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나는 좀 어이가 없어졌다. 준수와 혜수의 일은 비교적 가까운 과거의 일이라내가 어떤 식으로 반응했는지 알 수 있다지만 아버지의 일은 미수에겐 기억도 분명치 않을 터였다. 겨우 세살적의 일을 그처럼 잘 알고 있다고 얘기하다니. 그때 어쨌는데. 내 표정이 그렇게 되묻는 것처럼 보였는지 미수는 빠르게덧붙였다.

[언닌 언제나 그런 식이지. 내가 뭘 하는 듯이 멀뚱멀뚱]

나는 얼마든지 미수가 마음대로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뭔가 다른 일이 뒤틀려 있나 보다라고 여기며. 미수야말로 그랬다. 자신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공격적이 되어 신경의 날카로운 화살을 다른 사람을 향해 쏘아대곤 했었다.

나에게서 어떤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걸 미순들 모를리 없었다. 사실 말이 없고 행동력이 없는 나의 태도란 타고난 성격이고, 가족이건 누구건 타인의 일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니 자매로서 그런 걸 새로 문제 삼을 일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나는 미수의 말에 얼마간 자극을 받기는 한 모양이었다. 미수가 자기의 집으로 돌아간 지금, 나는 정말 미수의 말처럼 뭔가 행동양식에 문제가있지 않은가 곰곰이 새겨보는 중이니까 말이다. 나는 내가 가진 특성들을 하나씩 헤아렸다. 말없음, 건조함, 우유부단함... 불현듯 내가 생생하게 살아움직이는 사람이라기 보다 딱딱한 형태로 고정된 조각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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