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경소주 {묘지강산}으로 변해

호화분묘, 분에 넘치는 호화장례로 중국도 예외없이 골치를 앓고 있다. 화장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주의 중국에 호화분묘 문제가 캠페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실은 일단 희화적일 수밖에 없다.청명절을 계기로 중국공산당 이론지인 광명일보는 최근 중국인들의 호화분묘,호화장례의 실상을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비교적 소득수준이 높은 남부지방에서는 묘지구입을 위해거금을 마구 뿌리는가 하면 동북지방등 북쪽에서는 2층건물 높이의 화환이상가에 예사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

특히 중국의 부가 집중돼 있다는 광동, 절강, 강소생등지의 일부 명승지구부근의 언덕이나 동산에는 묘지조성을 위해 도처에 수목들이 뿌리째 뽑혀져 있으며 특히 중국인들이 예부터 "하늘엔 천당이 있고 땅위엔 소항(소주, 항주)이 있다"고 일컬을 만큼 절경의 상징인 소주의 한 교외, 산에는 입구에서 정상까지 호화분묘에다 마치 고기비늘같은 묘비들이 산전체를 메워 어제의 절경이 오늘의 묘지강산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 명승지에 유택을 얻기위해 생존해 있는 상태에서일꾼들을 동원, 묘역을 조성하기도 해 이 지역은 {산 자와 죽은 자의 땅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소득수준이 남부지방보다 훨씬 떨어지는 동북지방에서도 죽은 자에 대한 {과공}은 마찬가지로 얼마전 심양에선 2층높이의 화환이 등장해 화제가 된 적이있다.

장춘의 한 장의사에서는 장춘시의 매일 평균 화장처리 사체가 35구(많을땐70구)라고 밝히고 사체 1구당 화환은 적을 때가 10-12개, 많으면 30-40개가돼 근년들어 조화상점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지난해 연말까지 시내의 조화상점이 1백43개소나 된 것으로 집계됐고 어떤 도로엔 50m거리에 조화상점이 3군데나 몰려 있을 정도로 성업중이며 마침내는 일부병원의 영안실까지 조화장사에 눈독을 들여 사체1구당 4개의조화를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내부 규정까지 만들 정도.통계에 의하면 심양, 장춘과 같은 도시에는 매년 조화비용으로만 수백만원(한화 수억원)이 소비되고 있어 이를 전국적으로 추계하면 그 규모는 상상만해도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것.

이 신문은 일부 중국인들이 노인생전엔 욕설을 비롯, 심지어 구타까지 하는등 학대를 일삼으면서도 일단 사망한 후엔 비석에다 화환을 즐비하게 늘어 놓음으로써 효심을 전시하는 것을 보면 이 모두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따끔하게 일침을 놓고 있다.

망자에 대한 보다 간결하고 의미있는 장례및 묘지문제의 연구는 중국이 안고있는 또 다른 현안중의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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