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북한주석 김일성(본명 김성주.82세)의 사망은 독재자로서 분단된한반도 북반부에서의 반세기에 가까운 유일적 영도체제통치에 종지부를 찍은것이다.그의 사망은 한반도문제해결에 상당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각계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사실상 김일성이 사망하기전 이미 그의 사후에 있을 북한 내에서의 정치적.사회적 혼란이나 그의 후계자로 자란 장남 김정일의 세력이 제거될 가능성도 지적된바 있다. 이같은 예측은 상상과 희망을 기초로 한것이지만 그같은 가능성을 전혀 부정할수는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여튼 이번 김일성의 사망은 여러가지 예측과 공론을 가져올것이 분명하다.김일성의 사후에 야기될 북한내에서의 체제 혹은 권력 구조의 변화나 그의죽음이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문제에 끼칠 영향이 어떠할 것이며 어느정도의변화가 있을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북한체제 변화는 어떻게 될것인가.
김일성의 사망후는 다소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과 불안정한 상태가 초래될 것이지만 김정일이 지도하는 권력구조의 세력은 그런 국내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새로 김일성의 유일 통치체제에 못지않게 견고한 김정일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이같은 김정일체제는 이미 그가 지난 73년 김일성의후계자로 등장한후 계속 그 토대를 다져왔으며 특히 80년 10월 이후에는 노동당 정치국원 당비서 군사위원장으로 활약하여 왔다.
지난 74년 이후 김정일은 {3대 혁명 소조}라는 강력한 조직체를 갖고 세력을키워왔다. 3대 혁명 소조는 3대혁명운동을 전개해왔는데 혁명 소조원들은 주로 젊은층이 대부분 이었으며 사상혁명을 선양시키는 방향에서 기술혁명과 문화혁명을 동시에 추진하였던 것이다. 이 운동으로 김정일 유일지도체제가구축된 것이다. 85년이후 북한 권력의 핵심구성원들의 대다수가 김정일의추종자들로 되어있었고 그에게 반항하는 자는 가차없이 처분되어 세력권에서밀려 나갔다.
그와 동시에 그는 북한의 수령인 김일성의 후계자로 노동당 정치국원 군사위원등의 중요한 직위에서 2인자로서의 정치훈련을 쌓아왔다. 김정일은 부친의후계자로 노동당 당수와 국가수령은 되지못했지만 벌써 지난 91년12월말에는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다음해 4월에는 원수의 영예를 받아 북한군의 통솔자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김일성이 정치전선에서 은퇴함으로써 김정일은 사실상 북한의수령역할을 공식으로 수행하여왔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북한의 헌법이 92년4월 수정되었다.
현재 인민무력부장 오진우원수, 75년경 권력계에서 제거되었다가 92년 7월다시 정계에 복귀한 김일성의 친동생 김영주(현재 부주석 3명중 1인), 총리강성산, 부총리겸 외교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위원장 김용순,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안병수등은 김정일의 충실한 지지자들이고 강력한 정치세력을 가진 자들이다.
지난해 내외통신사 부속 북한문제연구소가 남한 귀순자 5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그중 26명(52%)이 김일성사후 북한군 수뇌부는 김정일체제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중 20명(40%)은 군이나 당의 고위인사들이 쿠데타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고 또 60%인 30명은 김정일이 권력계승후 10년내에실권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같은해 러시아의 한국전문가 사이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김정일이 권력계승후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유지하면서 경제개혁을 시행하는 동시에 국가정책을 통하여 북한의 국제입장을 강화할 것으로보았다.
두고보아야 하겠지만 김정일과 그를 지지하는 테크노크라트들이 미국과의관계를 개선하며 핵문제해결을 추진하는 경우 김정일체제는 더욱 견고하게 될것이고 북한의 경제사정도 크게 호전되리라고 여겨진다.
우선 당분간 김정일 권력체제는 평화공세적인 외교정책을 기민하게 이용할것이며 국제적 입장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문제 해결은 지연될 것이다.
김일성주석의 사망직후 북한측이 오는 25일 평양에서 갖기로 한 남북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갖자고 남측에 통보했다는 소식은 남북관계개선의 청신호로볼수있겠다. 그러나 그 청신호가 분단된 국토와 민족의 통일 가능성을 보인것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국가 비상시에 처한 김정일의 북한정부가 이같은 결정을 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김정일은 사망한 부친의 정책을 갑자기 포기하는 것을 피하자는 의도가 있을 것이고 남북문제를개선하여 북한의 경제문제 해결에 기여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도 유리할 수있다는 저의도 있다.어쨌든 이번 평양측의 처사는 김정일이 예전에 없던 융통성을 발휘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제1차 남북정상회담은 특기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는 없을것이다.
그 이유는 우선 김정일은 아직 회담을 위한 제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것이고 사망한 김일성주석이 구상하고 있던 것에 대한 지식도 충분치 않을 것이다.김정일은 자기자신의 통일론이나 통일안에 관한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다만 김일성주석의 논과 안만은 지지해왔다. 그런 이유로 북한의 통일정책은 전과 별로 다를것이 없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표면상으로는 평화적으로 연방제 수립을 통한 통일을 주장하면서 이면으로는 적화통일 아니면 남한에서의 지하운동에 의한 정부전복을 기대하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의 통일론이 전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김일성시대의 통일정책수립과 시행에 관여했던 김영남, 김중린, 황장엽등의 통일정책이김정일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되는바 그들의 구상은 {1민족1국가, 2체제 2정부} 구도하에 실현되는 한반도 통일 정책인 것이다.김정일은 당분간 이 정책을 적용하여 남북협상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국교와 통상관계 수립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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