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일 권력기반의 핵심

김일성의 권력을 사실상 승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김정일은 그동안 과연권력구축을 위해 어느정도의 사조직을 구성해 왔을까.북한사회 자체가 워낙 통제된 사회인데다 김정일도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 때문에 이 물음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또 만일 사조직이 있더라도 북한과 같이 당.국가기관 등 공적인 기구가 철저히 지배하는 사회에서 개인적인 조직이 어떤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김정일이 20년전 후계자로 부각된 후 아버지인 김일성의 권력을 완전히 넘겨 받기위해 자신이 직접 통제하고 수족처럼 부린 조직들은 분명 존재하고 있다.

이를테면 김정일이 당.정의 핵심위치에 포진시켜놓은 만경대혁명학원출신들을 비롯해 오랫동안 그가 직접 통제, 장악해온 3대혁명소조, 국가보위부, 조직지도부등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이 이 그룹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만경대혁명학원은 해방 직후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이 세운 '혁명가 유자녀학원'의 후신으로 이 학원 출신들은 김이 후계자로서의 위치를 굳혀가던 지난76년 중반부터 부상하기 시작, 90년 현재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위원중12.9%를 차지하고 있다.

또 전정무원 총리인 연형묵, 부총리 김환, 노동당 중앙비서 전병호.한성룡등도 이곳 출신이다. 이들은 별도로 조직을 구성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정일과같은 혁명2세대로 김체제의 튼튼한 후원자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대혁명소조도 김정일의 후계체제를 굳히는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의 친위인맥에서 빼놓을 수 없다.

3대혁명소조는 북한에서 지난 73년 2월 사상.기술.문화혁명 등 이른바 3대혁명을 추진하기 위해 젊은 당 간부들과 대학졸업반 학생 등으로 구성한 당외조직.

김정일은 74년부터 이 조직의 총책임자를 맡게 되면서 이들을 모든 당조직,정치기관, 공장과 기업소, 사회문화기관, 교육기관, 군부 등 각급 조직에 파견, 세대교체와 새로운 체제 구축에 앞장서도록 독려했다.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이 부장을 맡고 있는 3대혁명소조는 지금도 북한사회의 각계각층에서 김의 친위세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일의 후계체제 확립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기구는 지난 73년 5월사회안전부에서 정치사찰 기능만 분리시켜 신설한 국가보위부.국가보위부는 도.시.군, 기업소 등뿐만 아니라 군대에도 설치돼 김정일체제를 옹호하는 한편 체제확립과 유지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사전에 적발.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위부원들은 암행어사처럼 암약하며 사람들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유언비어.불평불만.비방.중상등 반체제요소들을 색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정일은 또 73년 9월 조직.사상담당 비서를 맡으면서 자신의 통제하에 간부사업, 즉 인사문제가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당의 핵심참모부서인 조직지도부가 당.정.군의 전반적인 인사문제를 총괄토록 했다.

또한 당.군.정.경제.과학.교육등 모든 부문과 단위의 전반사업을 지도.검열하는 지도.검열사업체계도 조직지도부에 집중시켰다.

이처럼 김정일이 조직지도부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없이 권력승계에 대비해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져놓자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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