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익앞에선 인권공약도 헌신짝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대쿠바 정책을 보노라면 미국인들의 피도 눈물도 없는듯한 잔인함을 볼수 있다. 냉전시대의 유물이자 지난 35년간 써 먹은 대쿠바경제제재 정책을 또다시 무기로 삼아 쿠바의 인권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반대로 미국은 지난달 29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브라운 미상무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보듯 12억 대륙에서 한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갖은 아첨을 하고있다.클린턴이 선거 공약에서도 강조하고 행정부 관리들이 입만 벙긋했다하면 내뱉는 중국의 인권문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간데가 없다.{보편적 원리}에 따라 국가와 인종의 구별없이 모든 인류에 강조되어야 한다는 미국인들의 인권관도 미국의 국익에 어긋나면 무시되는 것임이 중국과 쿠바정책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미국은 대중국 경제적 특혜조치인 최혜국대우(MFN)를인권개선과 연계, 요구했으나 중국의 반발이 거세자 슬며시 MFN을 연장해준후이제는 아예 인권단체를 무마하기위해 순전히 {국내용}으로 말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이번달 고위관리가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인권회담을재개하자]는 말에 감읍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미국의 언론들은 [중국이 미국에 토큰 한개만 주면 침을 흘리고 있다]고 클린턴 정부의 대중국정책을 비꼬고 있다.

클린턴 정부는 왜 그렇게 중국에 약하고 인권문제조차 팽개치게 되었는가.그것은 곧 미국의 장삿속과 중국의 배짱때문이다.

12억 대륙 중국은 대미수출이 연간 3백15억달러, 수입이 87억달러(93년현재)로 미국의 3번째 교역상대국일 뿐만아니라 유엔에서 제3세계국의 실질적 리더로 미국의 패권외교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 결코 미국이 호락호락하게 볼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일찍이 브라운 상무장관에게 [세일즈맨이 되어 미국기업이 외국에진출하는 것을 적극 돕도록 하라]는 {임무}를 부여, 그는 이번 방중때도 미국의 대기업가를 24명이나 데리고 갔다.

따라서 북경에서의 그의 언행은 중국내 인권문제는 마지못해 한마디 했을뿐세일즈맨 대표로서 일관했다. 심지어 그는 한 만찬석상에서 [나는 균형적인양국관계보다 미국쪽에 유리한 주장을 바란다]고 무역역조에 노골적인 불평을 하고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그는 곧 남미, 러시아를 거쳐 사우디에도 날아가 미국의 여객기 중동 취항편수 증대를 요구할 예정이다. 미테랑 프랑스대통령, 헬무트 콜 독일총리등으로부터 {세일즈외교}를 배웠다. 클린턴으로부터는 단순한 장관으로서보다 한국의 경제부총리와 같은 경제팀장으로 활동하도록 특명을 받았다.그는 민주당 전당대회의장 출신답게 클린턴 행정부내에서 가장 출세한 흑인으로서 수차례 비리 의혹사건마저 흐지부지 넘겼었다.

특히 클린턴은 미수출입은행에 [기업인들과 브라운장관을 지원하라]고 압력까지 넣은 것으로 전해져 월 스트리트지등 주요신문들로부터 [국민이 낸 세금을 수출장려라는 명목으로 기업에 넘겨주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심지어 워싱턴 포스트지는 브라운 장관이 최근 만리장성에 올라 [나는 이곳에 양국간 무역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왔다]고 말한 것은 지난71년 모택동의안내로 역시 같은 만리장성에 갔었던 리처드 닉슨대통령이 [야 정말 큰 장벽이다]면서 단순히 외형만 보고 내뱉은 감탄 못지않게 무식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무역전쟁시대의 단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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