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당정회의서 정부측 성토

김종비민자당대표가 전례없이 성난 목소리를 냈다.김대표는 9일 오후 상공회의소에서 민자당직자들과 이영덕국무총리를 비롯한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정부의 잘못으로 당에 누가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준엄하게 질책했다.

정부측 참석자들은 물론 당직자들까지도 표정이 굳어졌다.

김대표의 이처럼 강한 목소리를 들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는 먼저 행정구역 개편을 둘러싼 당정간 이견과 부협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데 유감을 표시했다.

김대표는 "당정간에 능히 해결할수 있고 또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 당정간에 혼선이 일고 당이누를 입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특히 "당의 간부가 신문을 보고 아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지금 지방에서들끓고 있는 행정구역개편문제도 당정협조가 안돼 빚어진 하나의 사례"라고목소리를 높혔다.

이는 물론 사전에 당과의 상의없이 행정구역개편안을 불쑥 내놓은 최형우내무장관(일본 체류중으로 불참)을 겨냥한 것이다.

김대표는 당과 정의 관계에 대한 원론적 입장까지 들먹였다.그는 "대통령 책임제의 권력구조는 대통령을 탄생시킨 정당에 의한 {정당책임제}라며 "선거는 정당이 치르며 정권에 대한 최종적 책임은 결국 정당이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총리는 답사에서 "중요사안은 당정간은 물론 야당과도 충분히 협의할 것을강조해왔으나 뜻하지 않게 당과 대통령에 누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담은 인사를 했다.

극도로 신중한 언행을 보여온 김대표가 이날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힘이어디서 나온것인지 쉽게 해득이 되지 않는다.

일단은 울산시의 직할시 승격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당대표라는 입장때문에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함으로써 소외됐던 자신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최근 당이 정부에 끌려만 다닌다는 여론에 심기가 불편했던 점도 작용했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김대표의 성난 모습은 단순한 일과성일뿐 앞으로 계속 목소리를 높여나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