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칼럼세풍-한가위의 행락물결

한가위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신나때부터 큰 명절로 우리 생활속에 뿌리내려온 한가위는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의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중추라고도한다. 전통적 농경사회였던 우리에게 한가위는 한 해를 결산하는 중요한 때이기도 하다.덥지도 춥지도 않은 살기좋은 날씨에 오곡백과를 수확해 먹을 것도 풍족한때가 바로 한가위철이다. 모자람이 없는 흡족한 계절인 한가위를 두고 예부터우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라고 했으며 이것은 바로 우리의 만족감을 표시하는 말이었다.

**총인구 60%가 이동**

그런데 이런 한가위가 지금은 난리속에서 시작해 끝나고 있다. 다름아닌 귀성과 행락길에서의 교통전쟁으로 전국이 소란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교통전쟁은 해가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데 올해는 무려 2천8백만명의 대이동이예상된다는 것이다. 총인구의 60%가 고향을 가든 행락지로 가든 움직인다는것이다.

더욱이 움직일 예정인 사람들이 대부분 대중교통수단을 외면하고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올해의 교통대난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이번 한가위에 서울을 뜨려는 사람들중 76%가 자가용을 이용하겠다는 심각한 조사결과가 나왔다.올해 한가위 교통대책으로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설치등 대중교통편으로이동인구를 흡수하려고 당국은 안간힘을 쓰고있는것 같으나 그 효과에 대해선의문이다. 보다 어떤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한 명절의 교통전쟁은 피할수 없는 년례행사일수밖에 없다.

**외면당하는 대중교통**

갈수록 심각해지는 한가위 교통전쟁을 완화하고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고향을 찾아 명절을 즐기도록 하기위해 정부는 지난89년부터 한가위연휴를 3일로늘렸지만 고향길이 고생길인 것은 여전한 실정이다. 그동안 엄청나게 늘어난승용차때문에 버스등 대중교통은 더욱 외면되고 늘어난 연휴기간으로 행락인파까지 크게 늘어 교통상황은 되레 더 혼잡해진 형편이다.

차량등록 7백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2천8백만명이 움직일 올 한가위도 난리로시작해서 난리로 끝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같은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철저한 준법정신이 어느때 보다 필요하다.고속도로의 갓길운행같은 상식을 벗어난 운전이 엄연한 현실에선 혼란을 피할수 없다.

이와함께 차량운행을 가능한한 절약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가위를 보내기위해 고향을 찾는 길에만 차량을 운행하고 행락지로의 운행등은 자제해서 도로의 혼잡을 줄일수 있는데까지 줄여보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다.**호텔에서 지내는다례**

연휴가 길어진뒤 한가위의 교통전쟁은 명절을 보내려고 귀향하는 차량들 못지않게 행락길에 나선 차량들이 크게 늘어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행락차량이 귀성차량을 압도해가는 것은 한가위연휴의 본질을 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행락인파가 해외로까지 밀려나가고 행락지에서 다례를 지내는 사람들이 늘어나 호텔이나 콘도미니엄등에서 다례상을 만들어 팔기도하는 실정이다.한가위연휴를 늘려놓으니 한가위의 본뜻을 외면하고 향락성 놀이에 집중되고 있는 지금의 국민의식은 빨리 고쳐야할 사회적과제다.

조상의 흔적이 배어있는 고향을 찾아 일가친족들과 함께 우리의 옛것을 되새기며 흡족한 마음으로 즐겁게 보내야할 한가위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엄숙한 축제분위기가 돼야할 명절을 향락적방종속에 엄청난 교통전쟁을 치르며 보낼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것을 되새기는 한가위의 참뜻을 찾을때 고생길인 고향길도 즐거운 귀향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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