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공식 방한은 한동안 소원했던 한.이스라엘관계가 복원됐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 볼수 있다.이는 지난 십수년간 아랍권의 {보이콧}정책으로 중동지역에 관한 한 절름발이 상태에 있었던 우리 외교가 이스라엘.아랍간 평화협상의 진전으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양국이 지난 62년 4월 정식 수교를 한뒤 이스라엘 정부수반이 방한하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방한의 의미를 읽을수 있다.
60년대에 친이스라엘 정책을 펴왔던 우리나라는 73년 제2차 중동전을 계기로대중동외교의 기조가 급격히 변화하게 된다.
아랍권은 2차 중동전 직후인 73년 12월 중동분쟁에 대한 각국의 태도에 따라석유의 공급여부를 결정한다는 {알제리선언}을 발표했다.
이어 적국인 이스라엘과 교역을 하는 기업의 아랍진출을 봉쇄하는 {아랍 보이콧정책}을 폄으로써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손을 끊고 아랍권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중동평화 협상이 급진전되면서 한.이스라엘 관계는 다시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따라서 라빈 총리의 이번 방한은 국제적인 탈냉전 흐름에 맞춰 양국관계를실질적인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라빈총리는 방한중 15일 오전 김영삼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여기서 양국정상은 경협및 우호협력 증진방안과 최근 동북아및 중동지역정세등에 대해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이스라엘 정상회담은 그러나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방안에 초점이 맞춰질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보유한 최첨단 과학기술과 한국의 튼튼한 공업기반이 서로 조화를 이룰 경우 양국간 상호보완적 협력이 기대되기 때문.
이스라엘은 인구 5백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지만 92년말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1만2천7백달러에 이르고 농업과 정보통신, 생명공학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93년말 현재 우리의 대이스라엘 수출은 1억3천8백만달러, 수입은 1억3천4백만달러로서 교역규모가 전년에 비해 무려 50%가 늘어났으며 올들어 9월말 현재 교역증가율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양국은 최근 과학기술협력협정을 맺은데 이어 15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두정상이 임석한 채 항공협정과 문화협력협정, 비자면제협정등 3개 협정에 공식서명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방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이스라엘이 미국과 유럽을 중시하던종전의 태도를 바꿔 아시아로 재빨리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급성장하는등 이 지역이 21세기를 앞두고세계 최대 핵심경제권으로 급부상할 것임을 감안한 대응인 셈이다.이스라엘은 APEC의 중견회원국인 한국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으며 우리로서도 미국및 유럽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이스라엘이 유럽시장진출의 교두보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라빈총리의 방한은 양국간 경제협력 증대를 통한 제3국 공동진출 추진과 유엔등 국제기구에서 외교적 협력관계를 심화시킬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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