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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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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끝장을 보겠다면 학교에서 쫓겨나구 말텐데요. 아니면 감옥으로 가게되든지. 그럼 우리 식구는 어떻게 살아요. 엄마가 아버지께 대들었다. 아버지는 호텔(감방)로 가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잘려 집에 쉬게 되었다."글쎄, 넌 안된다니깐. 물론 나도 안되고"불곰형이 쌍침형에게 말한다. 기요가 조바심을 낸다. 그가 끼여든다."큰형님, 복수는 우리가 하겠어요. 우리에게도 기회를 줘야지요. 오늘도 향린동을 돌고 온걸요"

"쨔샤, 미쳤어? 너들도 찍히려 환장했냐? 조직을 아예 망쳐 먹겠다고 작정을했군!"

불곰형이 호통을 친다. 기요와 짱구가 머리를 숙인다. 나는 슬며시 밖으로 나온다. 어둠이 짙어오고 있다. 나는 보호벽뒤에 선다. 도시의 불빛이 살아난다.네온사인이 반짝인다. 차소리와 온갖 소음이 들려온다. 유흥가가 활기를 띤다.거리의 통행인들이 내려다 보인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다. 먹을 집, 마실 집을 찾는 사람이 있다. 나는 내가 문지기로 있던 업소를 찾는다. 칠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옥상의 네온사인이 반짝인다. 지하실 입구는 보이지 않는다. 앞건물에 가려 있다. 순옥이가 아직 업소에 있는지 알수 없다 .보고싶다.나는 그곳에 갈수가 없다. 쌍침형이 가라는 말을 안했기 때문이다."마두, 너 거기서 뭘해?"

기요가 나를 부른다. 나는 가건물쪽으로 간다.

"끝조리 잘해. 수배 풀렸으니 이제 자주 들리마"

불곰형이 쌍침형에게 말한다.

"형, 고마워. 내게도 명예회복할 기회를 줘"

"쓸데없는 소리. 당분간 잠자코 있어"

불곰형이 옥상을 떠난다. 기요와 짱구가 머리를 숙인다.

"형, 함께 저녁밥 먹어요. 수배 풀린 기념으로 우리가 밥 날라올게요"기요가 쌍침형에게 말한다. 짱구가 나를 보고 넌 남으라고 말한다. 기요와 짱구가 옥상을 떠난다. 나는 쇠문 빗장을 지른다. 가건물로 돌아온다. 쌍침형이리모컨으로 텔레비전 화면을 켠다. 조폭들이 번화가 차도로 몰려가고 있다. 몽둥이, 쇠파이프, 긴 칼로 무장한 패거리다.

"마두, 너 여기 온지 며칠이니?"

쌍침형이 묻는다. 나는 대답을 못한다. 나는 쌍침형과 여러날 나란히 잤다. 다섯 손가락이 넘는다.

"그동안 내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잖냐. 저녁 먹구 애들과 바람이나 쐬구와.수배가 풀렸으니 난 괜찮아"

쌍침형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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