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김대통령의 현안 인식〉

지방선거에 골몰한 여야가 국회를 장기간 열지않고 있는 상태에서 국정현안과 국정운영에 관한 불투명한 부분들이 국민들을 불안스럽게 만들어왔다. 이런시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의 기자간담회는 대체로 그같은 부분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김대통령이 간담회에서 언급한 여러 사항들이 그냥 방치되었다면국정에 많은 혼선과 국민들 사이에 큰 혼란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었다. 그럴뿐아니라 앞으로의 정국운영의 방향도 그 대강을 밝혔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정국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먼저 북미간 협상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경수로문제에 다시 우리의 입장이무시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수로는 반드시 한국형으로 우리가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보인것이라 하겠다. 북한이 또 벼랑외교로 미국을 통해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움직임에 분명히 쇄기를 박은 것이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출하고 있는 개헌론이나 정계개편설등에 대해서도 임기중 개헌불가입장을 재확인하고 정계개편가능성도 부정해 우선 지방선거에서 본질적이 아닌 문제의 논란을 잠재웠다. 더욱이 개헌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내각제가 분단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와 함께 5년단임제의 옹호론으로 확실한 부정적 태도를 보임으로써 최근 여권내에서 일고있는 미심쩍은 개헌론을 봉쇄한 셈이다.또 김대통령은 기회있을때마다 강조해온 지방선거의 공명실천의지를 더욱 구체적으로 역설한 것은 2개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분위기가 점차 혼탁해지고 있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등록하면 구속할 사람도 있습니다"고 한것은 이미 부정타락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지방선거에 정부가 깨끗한 선거의 실현을 위한대비를 하고 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단호한 입장을 확인한것이라고 하겠다. 또 돈적게 쓰는 선거를 위해 "국력낭비가 문제가 된다면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있습니다"고 한 것도 대통령의 비상한 각오를 보여준 것이다.한편 정계개편부정발언과 관련"15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저는 우리당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나서겠습니다. 유세도 하겠습니다"고 한것은 앞으로의 정국운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볼수도 있다. 기존 여당의 틀은 그대로 두되공천권 행사와 이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설계를 구체화시키려는것으로 짐작해 볼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이 선진국처럼 자기당소속의 후보에 대한지원유세를 공언한 것은 적절치못한 것이었다. 이는 엄연히 현행선거법과 공무원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보는게 지배적 판단이고 그렇게 하겠다면 국민적 합의를 먼저 구하는게 순서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그렇게 하더라도 우리의 경우는 관권선거의 악습을 가지고있기 때문에 이같은 악습이 불식될 때 가능할 것이다. 또하나 아쉬운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비해야할 이밖의 여러문제들에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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