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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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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인 아들녀석이 며칠전 전해준 메모지에는 ○월○일 학교급식 조리일을 좀 도와달라는 담임선생님의 부탁말씀이 적혀있었다. 오늘이 그날이라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고서야 학교에 갈 수가 있었다.오전9시 조금지나 도착했다. 하얀 가운과 하얀 앞치마, 햐얀 머릿수건,거기다 흰색의 긴 장화까지 갖추어 신고나니 마치 유명한 요리사라도 된것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여유도 잠시, 1천2백명이나 되는 학생들의 점심준비를 서둘러시작해야 했다. 갖가지 채소를 다듬고 씻고 채썰고 하는 일의 양이 엄청나서한눈 팔 겨를이 없었다. 거대한 밥공장에 온듯한 느낌이었다.지난해 겨울 처음 급식을 시작한 아이의 학교조리실은 최신자동시설이 잘갖추어져 있지만 손으로직접 해야하는 일도 적지않아 어머니들은 조리사의조언을 들어가며 정성껏 음식을 만들었다. 고기를 볶아두고 양파, 당근, 피망 따위를 팔이 아프도록 썰고 또 배, 오이를 채썰고….

드디어 12시20분 고소하고 맛있는 음식내음이 조리실 가득 메워졌고 아이들이 식당으로 줄지어 들어왔다. 오늘 식단은 하이라이스에 깍두기, 열무무침, 해파리오이냉채, 잣을 띄운 배화채. 각자 식판을 앞에 놓고 맛있게 밥을먹고있는 아이들을 보니 온몸의 피로가 싹 가시고 뿌듯한 보람이 느껴졌다.점심급식이 끝나자 이번엔 또 엄청난 양의 설거지거리가 쌓였다. 식판세척기가 계속 가동됐지만 우리 역시 씻고 닦는 일을 쉴새없이 해야했다. 매일주부들의 아침 도시락 걱정을 덜어준 숨은 봉사자들의 노고를 오늘에야 알게됐다.

(대구시 서구 비산2동 67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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