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은 겉도 좋지만 의외로 골이 깊고 아름다워 속이 더 좋다. 팔공산을오르며 옛날 신라가 전국의 명산을 다투고 팔공산을 주산으로 삼은 이유가무엇일까를 상상해 보다가 문득 오늘날 대구·경북발전을 위한 팔공산모델을생각하게 되었다.**서울일극주의 심각**
팔공산은 이름그대로 여덟봉우리가 대등하게, 그러나 각각다른 특색을 갖고 솟아있는 산이다. 일본의 후지산(부사산)처럼 높은 산봉우리하나만 돌출하고 주변의 산은 그아래 고개도 못 들고 있는 형국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서울 일극주의를 이룬 것이어서 후지산모델을 연상시킨다. 일본도 동경일극주의이지만 한국보다는 덜한 편이다.
서울일극만 과대성장하여 이제는 서울도 죽을 지경이고 지방도 죽을 지경이다. 이좁은 땅덩어리에서 서울일극화를 다극화시키면서 지역별로 개성적인발전을 해야한다. '조선팔도'가 각각 팔공산처럼 개성적인 일봉을 이루어야하는것이다. 대구·경북도 팔공산의 일봉처럼 전국 속의 개성적인 일봉으로발전하고 부산, 경남, 광주, 전남도 그러해야 한다.
그것이 우선 팔공산모델이 상징하는 현대한국에의 메시지가 아닐까.팔공산모델은 이러한 상징에 그치지 않고 대구·경북이 지경학(Geo-eclonomics)적으로 한국속에 세계속에 팔통팔달해야 한다는 상징이기도하다. 첫째 대구-구미-서울루트로 북으로 통하고 둘째 대구-부산루트로 아태지역으로 통하고, 셋째대구-88고속도로-전주루트로 황해로 통한다. 넷째는대구-경산-경주루트로 신라문화로 통하고, 다섯째 대구-안동-춘천루트로 유교문화의 본고장 혹은 설악산·금강산으로 통하고, 여섯째 대구-포항루트로환동해로 통한다. 일곱째 대구-마산루트로 마창공단과 남해로 통하고, 여덟째 대구에 국제공단을 만들어 직접 세계로 통하는 루트도 약속되고 있다. 이밖에도 많을수록 좋다. 낙동강을 준설하거나 운하화하여 대구를 내륙항으로만들어 직접 태평양으로나가는 루트도 구상해 볼수있다. 전략적으로 구미-대구-포항루트를 튼튼하게 하는것이 새로운 비약의 길임을 우리는 강조해 왔다. 아무튼 팔통팔달의 주인공을 상징한다고 해도 좋다.
**지경학적 위치 유리**
우리가 팔공산모델을 생각하는이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구·경북이 세계의 매력있는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의 매력포인트를 갖고 있어야 한다. 매력 '팔공'으로 우선 경제적으로 고부가 가치를 낳는 주력산업이있어야 하고 환경적으로깨끗한 지속가능도시(Sustainable city)여야 한다.이제 시내한복판의 개울이나 강물에 고기가 놀지않는 도시는 죽은 도시로 취급받는것이 새로운 추세이다. 정치적으로 똑똑한 개혁역할을 해야 하고, 세계에 열린 국제도시여야 하고 적어도 몇가지의 국제기관이나 국제회의장이있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대구는 한참 뒤떨어져 있다. 역사적으로 유서깊은유산과 전통을 안고 긍지를 가질수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불교문화성지인경주와 안동유교문화성지를 갖고있는 경북은 할일이 많다. 대구도 세계에 유례가 없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요 이육사나 이상화 같은 민족시인의 활동무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시민의 긍지의 샘으로크게 현양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문화적으로 자랑할만한 오페라나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갖고 있어야한다.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세계적인 예술가 문인 혹은 학자는 누구인가. 언젠가 일본동경에서 내가 대구에 있다고 하니 한 일본의 저명지식인이 '달마가서쪽으로 간 까닭은'이란 영화를 만든분과 같은 도시가 아니냐고 해서 놀란적이 있다. 얼마전 독일의 프라이브르그에 들렀다가 그곳에 저명한 경제학자하이예크가 살던곳이었다는 말을듣고 새삼 그도시에 경의를 표한적이 있다.옛말에 산이 높아서 명산이 아니라 호랑이가 있어 명산이라 했지 않던가.또 교육적으로 가령 지방대학수준을 넘어 전국대학 수준의 대학도 갖고 있어야 하고 외국인유학생이 몇%쯤은 있어야 되는데, 그런점에서도 대구·경북은 갈길이 멀다. 눈을 부릅뜨고 뛰어야한다.
**할일많은 대구·경북**
물론 매력포인트가 여덟개로 한정될 필요는 전혀없다. 팔공으로 상징되는몇가지의 요소를 갖고 그것을 중심으로 지역이 발전하고 긍지를 키우면서 세계속의 위치를 확보해 나가야 할것이다. 고개들어 팔공산을 볼때마다, 지역발전의 모델처럼 느껴지는것은 대구·경북에 문제가 많기 때문일까. 내가 속세경제학인이기 때문일까. 산은 역시 무심으로 보아야 하는건데.〈경북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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