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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남산-오랜 풍상에도 우뚝 온산 가득 부처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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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내에서 7번 국도를 타고가다 사천왕사터 앞에서 우회전해 화랑교를넘으면 곧 갯마을(임업시험장)에이른다. 오른편 마을길로 접어들어 양지마을 쪽으로 가면 동남산의 여러 불적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동남산이란 경주 시가지와 마주보는 남산의 북쪽, 곧 임업시험장 대밭 뒤쪽의 미륵골과 여기서 북쪽으로 약 4백m 떨어진 탑골, 더 북쪽에 있는 부처골이 있는일대이다. 이 세 골짜기에서는 남산에서 가장 잘생기고 다채로운 부처들을만날 수 있다.남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인 미륵골 보리사는 비구니들의 수도도량이다.보리사에 있는 석불좌상은 석굴암 본존불에 견줄만큼 잘생겼다. 석굴암 본존불이 접근하기 힘든 위엄이 있다면 이 불상은 어딘가 인간적인 느낌이 드는부처다. 보리사 남쪽 산허리로 난 오솔길로 약 35m 올라가면 고색이 짙은 마애석불이 나온다. 이 석불입상 앞에 서면 지금은 논밭으로 변해버린 옛 서라벌의 중심지였던 배반평야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보리사를 나와 갯마을에서 경주시내의 반월성 쪽으로 약 4백m 떨어진 곳에탑골이 있다. 탑골마을에서 개울을 거슬러 약 3백m 들어가면 불무사 뒤쪽으로 부처바위와 삼층석탑이 있다. 부처바위는 높이 9m, 둘레 30m정도 되는 큰바위다. 사면에 여래상·보살상·비천상·나한상및 탑과 사자 등 무려 30여점에 달하는 여러 형상이 한 바위에 새겨져 있다. 사방사불정토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신라시대 유적중에는 사방사불이 배치된 바위나 탑들이 상당수있는데 그 중에서 이 부처바위가 가장 크고 조각된 내용도 다양하다. 보물제201호로 지정된 이 바위는 오랜 풍상으로 마멸이 심한 상태여서 보존이 시급하다.

탑골입구에서 약5백m 가량 서북쪽으로 올라가면 남산에 남아있는 불상 중에서 가장 오래된 감실석불좌상(감실 부처)이 있는 부처골이 나타난다. 그러나 찾아가는 길에 표지가 없고 또 길이 숲에 가려져 여간 신경을 쓰지않으면찾기 힘들다. 들어가는 입구에는토종닭을 파는 흐름한 집이 있으며 시멘트포장길 앞쪽으로 실개천에 가까운 남천이 흐르고 있다. 감실부처를 찾아가는길은 평지나 다름없는 낮은 언덕길로 약 3백m정도 올라간다. 이 곳에서 산죽이 무성한 숲에서 갑자기 꺾어지는 길이 나타난다. 이 꺾어진 길 안쪽 감실안에 모셔진 불상이 감실부처다. 감실불상은'아줌마 부처'라 불릴정도로 친근하며 어떤 죄라도 포근히 감싸안을 듯온화하고 겸손한 자비심이 미소로잘 표현돼 있다. 보물 제198호로 지정된 이 부처는 고신라때의 것으로 남산의 불상중 가장 나이가 많다.

이상의 세 곳은 사람이 많이 드나들지 않는 조용한 유적지다. 따라서 한나절만 시간을 내 걸어다니면 모두 볼 수 있다.

〈조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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