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異汶 칼럼

"世界化와 한탄강의 죽음"

TV저녁뉴스는 쓰레기장으로 변한 경부고속도로변의 추한 모습과 한탄강 둑에 죽어 떠 내려온 큼직한 물고기들의 끔찍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영상으로만 보아도 불쾌하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시방 쓰레기는 경부고속도로만 아니라 온 국토를 더럽히고 물고기는 한탄강에서만이 아니라 임진강과 그밖의 모든 강에서도 죽어가고 있다는 데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 온 집안, 마을 그리고 도시가 쓰레기로 앓고, 강과 바다가 폐수 방출로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생존의 기본조건 파괴

지금 망가지고 있는 것은 자연만이 아니라 문명을 포함한다. 지금 병으로 신음하고 죽어가는 것은 바다나 강의 물고기만이 아니라 도시에 사는 사람들까지 포함한다. 공장이나 음식점이나 별장등에서 몰래 유출시킨 유독물질로 남해에 생긴 적조는 하루아침에 수많은 어장을 물고기의 무덤으로 바꾸어 놓았다. 한탄강 물고기들의 떼죽음 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울산 그밖의 몇몇 도시들을 덮은 스모그와 위험수준을 넘은 오존밀도로 도시인들은 백주에도 앞을 잘 못 보고, 호흡지장으로 고통을 겪고있다. 생태계와 더불어 인류의 생존의 기본조건이 파괴되고 있다.환경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그 해결은 한결 더 절박하다. 이 문제는 우리만이 아니라인류 전체가 함께 대처하여 풀어야 할 문제이다. 그것은 지난 30여년 오로지 산업화를 지상의 민족적 목표로 삼고 성공적 으로 추진한 우리에게 더욱 그렇다. 한탄강변에 죽어 떠 있는 수많은물고기와 경부고속도로 양변에 쌓여 있는 그 많은 쓰레기 봉투들은 국부적 환경오염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대처해야할 문제의 총체성과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는 한 예에 지나지않는다.

썩어가는 道德的 심성

문제가 심각할수록 그 해결은 그만큼 근본적이다. 환경오염문제도 마찬가지다. 한탄강의 물고기죽음의 원인은 어떤 공장에서 배출한 독성배출물이며, 경부고속도로의 쓰레기의 원인은 그곳을달리던 운전자들이 버린 쓰레기이다. 엄격한 법을 적용하여 그러한 원인을 제도적으로 방지해야한다. 그러나 근본적이고 심각한 원인은 물리적 요건이나 제도에 있지 않다. 그것은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만 눈 앞의 개인의 경제적 이윤과 당장의 개인적 편의를 위해서 남의 눈만을 피할수 있다면 강물이 독으로 썩거나 고속도로가 쓰레기장으로 변해도 상관 없다는 우리국민의 심성에 있다. 쓰레기장이 된 것은 고속도로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씨이며, 썩어가는 것은 한탄강의물고기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도덕적 심성이다. 오염으로 황폐해가는 것은 물리적인 것만이 아니라 문화적 환경을 포함하며, 파괴되어가는 생태계는 우리의 자연계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계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요원한 韓國의 선진화

지금 우리는 세계화를 외치고 선진국 대열의 문턱에 서있다고 믿게 되었다. 개인당 GNP가 1만달러가 넘었다하여 중국, 동유럽, 남미 등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다니면서 그곳의 주민들을 얕보고 거들먹거리는 어글리 코리안이 적지 않은 오늘의 현실은 언뜻 세계속에서 선진국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음을 증명하는 듯 싶다. 그러나 한 개인의 삶의 질이 그의 저금통장의 액수에 의해서평가될 수 없듯이 한 국가의 세계적 선진성은 그 나라의 수출액수로서만 측정할 수 없다. 그 국민 전체가 지적으로 성숙하고, 도덕적으로 깊고, 미학적으로 세련되어 높은 수준에 이르렀을 때에만 비로소 선진국으로서 세계화에 참여할 수 있다. 강에 독성폐수를 아무렇지 않게 몰래 방출하는 사람들의 수가 아직도 적지 않은 한, 고속도로변에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를 멀쩡한 낯을 하고 던져버리는 교양있다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은 한 한국민의 세계화, 한국의 선진화는 아직도요원하고 우리는 문화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

포항공대 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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